김상욱 교수와 함께 떠나는 8월의 책여행

2022-08-30 10:19
postech

 

 

“특별할 것이 없다.” 어떤 분들은 진화학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인간은 특별한 존재이며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데 왜 특별한 것이 없는가? 인간의 자유의지를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진화 심리학, 진화 사회학 등에서 인간의 행동을 합리적으로 과학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를 꾸준히 해왔습니다. 물리학 법칙과 자연계를 관통하는 과학적인 설명으로 인간의 진화도 설명가능 합니다. 그래서, 인간도 생명의 나무에서 한 가지로 진화한 생물이며 사회, 심리, 규범, 문화 등도 자연 선택과 적응을 통해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화학자들도 우리가 인간의 의식이라고 부르는 것이 어떻게 진화를 통해 발달했는지 설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인간은 예측 가능한 진화 과정에서 비롯된 최종 산물이 아니라 운 좋게 우주에 덧붙여진 존재에 불과하다. 그물처럼 거대하게 뻗어나간 생명의 나무에서 조그마한 잔가지에 불과하다. 만약 우리가 이 나무를 씨앗으로 다시 심는다면 이 잔가지, 혹은 우리가 조심스럽게 의식이라 부를 만한 어떤 속성을 가진 잔가지가 다시 자라나지 못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인간의 진화 과정을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특히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 진리란 무엇인가? 올바르고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것은 대체 무엇인가?’ 이런 질문들은 다윈주의 사고로는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Adaptive trait 적응 형질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인간이 자연계에서 진화과정을 통해 얻은 다양한 능력과 성질을 말합니다. 그 중에는 우리의 의식을 구성하는 다양한 뇌 신경 활동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현대 과학으로 아직 인간의 두뇌 활동을 다 설명하지 못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뇌가 어떤 화학적, 물리적 성질을 가지고 어떤 방식으로 기억을 저장하고 정보를 프로세싱 하는지 알아내려는 시도가 끊임없이 이어져도, 여전히 인간의 고차원적인 사고와 철학적 질문에 대한 진화적인 설명은 불가능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진화학은 그 합리성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올바른 질문을 통해서 인간의 존재를 더 잘 알아가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본능’은 신을 믿는 진화론자 케네스 밀러 교수의 진화론 강의를 책으로 엮은 것입니다.

‘우리가 가진 능력은 진화의 산물과 교육의 산물이다.’ 이성적인 판단은 현재 진화학의 발전으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인간의 자유의지와 철학을 현대 진화학은 어떻게 이해하고 설명하는지 알아 볼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일독을 추천합니다.

제목

인간의 본능: 우리는 어떻게 자유의지를 갖도록 진화했는가

저자

케네스 밀러

출판

더난출판사

 청구기호

BF698.95 .M55 2018

 

‘인간은 콘크리트 정글에 살고 있는가? 아니면 콘크리트로 담을 쌓은 동물원에 살고 있는가?’

동물원에서 10년간 사육사로 일한 책의 저자는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에서 생활 하는 사람들의 사회 생활을 살펴보고 이런 결론을 내린다. “인간은 도시 속 동물원에 살고 있다.”

동물원에 갇힌 동물들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야생에 살면서 자연과 어울려 맘껏 뛰놀던 동물들은 동물원 우리 속에서 비정상적인 행동을 한다. 하지만 동물원이 주는 이익은 많다. 먹을 것, 마실 것, 피난처, 그리고 보건과 의료가 제공된다. 생존의 위협을 하는 많은 문제가 해결되며, 특히 먹을 것을 구하러 다니지 않게 되면서 시간의 여유가 생긴다.

부족을 이루고 도시 생활을 하게 된 인간들은 창의성을 발휘하고, 집단내의 의사소통을 위해 지적 활동을 더욱 왕성하게 하게 되었다.

그럼 동물원에 갇힌 거주자에겐 무엇이 문제일까?

도시 생활을 하는 개인은 다양한 스트레스에 노출된다. 소음, 공기 오염, 운동 부족, 비좁은 공간, 인구 과밀, 지나친 자극, 집단 내에서 겪는 고독과 권태 등으로 고통받는다.

고도성장기를 거치며 인구의 도시 과밀 현상을 겪게 된 국가의 젊은이들은 더 이상 아이 낳기를 거부한다. 마치 동물원에서 번식이 잘 되지 않는 현상과 흡사하다.

과밀화된 동물원 속에서 구성원들은 집단내의 권력과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우위 다툼에 몰두한다. ‘승자독식’ 경쟁에 돌입하여 비싼 교육비를 감수하며 노후 준비를 미루고, 무한 경쟁에 자신을 갈아 넣는다.

모두가 패자가 되는 우위 다툼에서 벗어나는 길은 번식을 포기하는 것일까? 아니면 도시 생활을 버리고 자연인이 되는 것일까? 인간을 동물원에 갇힌 상태로 모사하는 저자의 의도는 이해하지만, 읽으면서 어쩔 수 없이 불편한 마음이 든다. 해결책은 무엇일까?

인구 감소를 걱정하는 것 보다, 사회 구조와 교육을 바꾸어야 한다는 결론에 공감이 가는 책이다.

제목

인간 동물원

저자

데즈먼드 모리스

출판

물병자리

 청구기호

BF701 .M6 2003

 

새로운 언어를 습득하고 말하기와 글쓰기를 잘 하기 위해 독서만큼 좋은 수단은 없습니다. 글쓰기 실력을 늘리려면 쓰기를 연습하기 보다는 읽기를 하는게 도움이 됩니다. 누구나 이 사실을 알기 때문에 좋은 책을 찾아 읽고 단어공부를 합니다. 그런데, 꾸준히 읽기를 늘리는 것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 자신도 영어공부를 위해 좋은 글을 찾아 읽기 위한 노력을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했던 노력들 중 어떤 것은 헛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책을 찾았습니다. 외국어 습득이론을 정립한 언어학자 크라센 교수의 을 읽고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대학 1학년 때 학내 타임 강독반이라는 동아리에 가입해서, 타임 매거진과 뉴스위크 등을 읽고 해석하는 연습을 한적이 있습니다. 수준 높은 내용을 읽고 소화하는데 너무 힘들었으며 꾸준히 숙제를 하는게 어려웠습니다. 1페이지의 글을 읽고 해석하는데 많은 단어를 찾아가며 한두시간 이상 걸리기 일쑤였습니다.

제 영어실력과 읽기 실력이 급격히 늘게 된 계기는 따로 있습니다. 판문점 근처에서 군생활을 하던 때 미군 도서관에서 쉽게 읽을 수 있는 하이틴 잡지를 빌려 읽을 때 읽기 실력이 급격히 늘어난 경험이 있습니다. 읽기가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을 때 즐겁게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 나라 책읽기로 비유하면 ‘선데이 서울’을 읽으면서 한글을 배운다? 예, 선데이 서울이나 하이틴 잡지를 충분히 읽고 나면 수준 높은 글과 두툼한 책 읽기가 수월 해집니다. 언어 습득이란 의도적으로 노력해 학습하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익히고 습득하는 게 좋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영어성적을 올리기 위해 기출문제를 많이 풀어보라고 하지만 이것은 언어습득에 잘 못된 방법입니다. 만화책과 무협지를 읽을 때는 몰입해서 네 시간 다섯 시간 이상 읽기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쉬운 책, 재미있는 책을 우선 읽는 것이 수준 높은 읽기와 글쓰기 실력에 도움이 됩니다.

자발적인 읽기, 재미있는 언어 공부가 좋습니다. 즐겁게 책을 읽는 경험이 없다면 ‘독해’는 고통이 됩니다. 언어를 배우는 과정이 즐거워야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반복 훈련과 연습은 고통스럽습니다. 자연스러운 언어 습득 방법이 아니라고 합니다.

글쓰기 실력은 쓰는 경험 보다는 읽기를 통해 성장합니다. 쓰기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며, 글을 쓰면서 창의적인 생각이 떠오르게 됩니다. 좋은 책 추천합니다.

제목

크라센의 읽기혁명

저자

스티븐 크라센

출판

르네상스

 청구기호

Z1003 .K917 2013

 

생각했던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다른 사람의 말이나 행동에 상처를 받았을 때, 자신의 한계를 느낄 때 우리는 우울감을 경험합니다. 살면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 중에 하나라고는 하지만 우울감을 쉽게 떨쳐 내기가 어렵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사소한 일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으라고 합니다. 어제가 추운 날 이였으면 오늘 아침 따뜻한 햇빛에 감사하고, 어제가 더운 날이 였다면 시원한 아침 바람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세요. 우울감을 그냥 놔두면 자꾸 자라나서 몸에 독이 된다고 합니다.

삶에 우울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보통 좋은 결과는 저절로 일어난 일이고, 나쁜 결과는 내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행복감,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보통 반대로 생각하는 경향이 큽니다. 내가 잘 해서,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이고, 나쁜 결과는 ‘똥 밟았다. 잊어버리자!’ 이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좋은 성과를 내는 분들 중에 ‘강박증’을 갖고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래야만 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곤란하다.’ 이런 분들은 철저하고, 신중하고, 예민하기 때문에 일을 잘하고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뜻 하는 데로 되지 않을 때, 생각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더욱 예민하게 굴고, 주변 사람이 피곤합니다. 저도 좀 이런 경향이 있습니다. 일이 안되면 계속해서 곱씹으며 ‘어떻게 했어야 더 좋은 결과가 나왔을까?’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자책하는 편입니다.

그 사람의 장점이 그 사람의 단점이라고 합니다. 철저한 성격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는 경우가 있으니, 예민한 성격 때문에 피곤하고 우울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장단점을 알고 있다면, 집착을 버리고 자신의 약한 모습은 어루만질 필요가 있습니다.

정신과 전문의 두 분이 쓴 책입니다. ‘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 진짜 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집착하고 걱정하는 저 자신을 발견합니다.

삶을 여행하듯이 살라는 조언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무거운 짐을 들고 계속해서 걸을 수 없습니다. 다음 여행지로 가면서 주변 풍경도 즐기고, 함께 여행하는 동무를 위해서는 마음의 짐을 털어 내야 합니다. 목적지에 더 빨리 도착하는게 아니라, 여행 그 자체를 즐기라는 말을 새기겠습니다. 버려야할 짐은 버리겠습니다.

제목

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

저자

김혜남, 박종석

출판

포르체

 청구기호

BF637.C54 .김94 2019

 

‘적게 일하고 많이 놀아라!’ 제 책장에 꽃아 놓은 책 제목입니다. 언제든지 봐도 잘 보이는 곳에 놔 두었습니다.

그런데, 진짜 적게 일하라는 내용의 책은 아닙니다. 집중해서 일을 해야 효율도 높고 몸도 상하지 않으며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내용의 책입니다.

UCLA에서 포닥을 할 때 제가 경험한 일입니다. 좋은 성과가 쏟아져 나오고 있을 때였습니다. ‘만약 하루에 두시간을 더 일하면 어떨까? 더 일한만큼 좋은 결과를 더 많이 만들 수 있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좋은 성과를 더 많이 얻지 못했습니다. 대신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시간을 더 쓰는 것보다, ‘초집중’을 하는게 필요하다.

아무것도 방해 받지 않은 상황에서 고도의 몰입을 유지하는 상태를 ‘초집중’ 하고있다고 말합니다. 초집중을 하면 더 적은 시간을 들여 더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마치 영화 ‘인셉션’에서 림보라고 부르는 상태일 것입니다. 깊은 몰입 상태에 빠져 들어 현실의 시간이 느리게 흐르다가 거의 멈춘 상태를 말합니다.

‘초집중’을 해서 일을 하면 새로운 아이디어도 샘솟고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대한 답을 만들 수 있습니다. ‘메이크 타임’은 어떻게 하면 초집중 상태를 유지해서 적게 일하고 많이 놀 수 있는가에 대한 방법을 담은 책입니다.

내용을 살펴보면 매일 일정 시간 몰입을 경험하시는 분들의 비밀이 들어있습니다. ‘스마트폰 첫 화면에 소셜네트워크 앱을 지우자. 이메일은 하루에 일정 시간을 잡아 확인하고 답 하자. 네이버, 유튜브로 뉴스 살펴보기 그만두자.’ 몰입을 방해하는 습관을 없애는 방법을 자세히 알려주는 책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몸을 돌보고 가꾸는 것입니다. 몸은 머리를 들고 다니는 도구가 아니라고 합니다. 몸은 머리에 에너지를 공급하기 때문에 매일 적절한 운동과 영양을 공급해야 합니다. 가만히 책상에 앉아만 있기 보다는 자주 걷고 몸에 근육양을 유지하는 게 집중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초집중은 적게 일하고 많이 놀 수 있는 최선입니다.

제목

메이크 타임: 구글벤처스의 혁신적 시간관리법

저자

제이크 냅, 존 제라츠키

출판

김영사

 청구기호

BF637.T5 .K63 2019

 

좋은 책 소개합니다. 스탠퍼드 대학교의 창의력 상상력 수업을 이끄는 티나 실리그 교수의 책 ‘INGENIUS’ 입니다. 그녀는 Stanford Technology Ventures Program을 이끌며 기업가 정신과 혁신 과정 강의를 진행 해 왔습니다.

INGENIUS는 창의력으로 번역되지만, ‘In Genius 당신 안에 숨어있는 천재를 꺼내라’로도 해석됩니다.

미래를 개척하는 창의력을 키우기 위한 과정의 핵심은 지식전달 보다 학생 성공을 위한 태도를 키우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입니다.

인생의 가장 큰 실패는 실행의 실패가 아니라 새로운 시도를 해 보지 못한 상상력의 실패라고 합니다. 미국의 발명가 앨런 케이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걸 발명하는 것이다.” 라는 말로 미래는 시간이 흐르면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창조해 나가는 것이라 했습니다.

창의력은 자신의 성공을 믿는 태도로부터 시작한다고 합니다. 성공은 무수히 많은 실패를 담보로 하는데, 실패는 좌절이 아니라 성공을 위한 과정이라고 믿는 ‘태도’에서 시작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지금까지 와는 다른 시도를 할 수 있는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학생성공을 위한 수업디자인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수동적인 강의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입니다. 스스로 참여할 때 우리는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질문하고 깊이 생각하며 관심을 갖게 됩니다.

예상가능한 뻔한 일을 할 때는 관심을 갖고 상상력을 발휘하기 어렵습니다.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한 압박을 줄이고 창의성을 높이는 방법의 핵심은 학생 스스로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고 싶은 일, 원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 때 잠을 줄여가며 실패를 감수하고 상상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주변에 같은 꿈을 가진 사람과 협력하게 됩니다.

학생들의 창의력 프로젝트 수업을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가? 기업가 정신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 고민하시는 분들에 추천하는 책입니다. INGENIUS

제목

인지니어스

저자

티나 실리그

출판

리더스북

 청구기호

BF408 .S3865 2017

 

우리 학생들에게 소개 시켜주고 싶은 책입니다. 이어령 선생님은 88세까지 사시다가 올 해 돌아가셨습니다.

생전에 다양한 직업을 가지셨고 대한민국에서 창의력과 상상력 하면 바로 이분이 떠오릅니다.

많은 일을 하셨지만, 그 중에서도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이어령 선생님이 88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을 하시던 때 이야기 입니다.

'정적의 재현'은 굴렁쇠 소년이 정적을 깨고 등장해서 고요한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는 공연입니다. 보통 다른 올림픽 개회식은 무대에 무엇을 채울까 고민하지만, 굴렁쇠 소년은 무대를 어떻게 비우고 사람들이 집중할 수 있는 메세지를 보여줄까 하는 생각에서 나온 작품입니다.

지금까지도 세계의 많은 공연 예술인들에게 영감을 주는 이 작품은 동양적인 상상력을 동원한 창의적인 무대 였습니다. 캔버스를 물감으로 채우는게 아니라 동양화처럼 여백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과 비슷합니다.

생전에 이어령 선생님께 물었습니다. "어떻게 올림픽 개막식 기획을 하실 생각을 하셨나요?"

"재밌잖아. 얼마나 재밌겄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인데." 이어령 선생님은 상상력과 창의력의 핵심을 재미라고 일깨워주십니다. "새하얀 눈밭에 첫발을 찍는 재미"

제목

이어령, 80년 생각

저자

김민희, 이어령

출판

위즈덤하우스

 청구기호

PN4784.I6 .김38 2021

 

‘학생이 성공하는 대학 만들기’라는 책을 도서관에서 찾아서 반가운 마음에 집어 왔습니다.

좋은 대학은 학생들이 학습하고 성장하는데 물리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우수한 교수와 행정 인력을 제공하며, 구성원들이 상호 발전할 수 있도록 하나의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학생들은 캠퍼스에서 안전과 소속감을 느낄 때 능동적으로 학습과 대학 활동에 참여하며 이런 경험이 축적되면서 대학은 커다란 학습공동체가 됩니다.

‘학생이 성공하는 대학 만들기’는 분명한 목표입니다. 물론 학생 스스로가 자신만의 성공을 정할 수 있습니다. 학문적인 발전, 사회 참여 및 기여, 창업, 새로운 기술 개발 등 다양한 성공 목표를 가질 수 있습니다.

대학의 목적은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고 유지하며 전수하고, 학생의 발전을 도모하고, 대학을 지원해 주는 국가와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것입니다. 또한 대학은 안전한 캠퍼스를 유지하며 그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잊지못할 추억을 제공하고 동시에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 야 합니다. 이런 목적을 달성하려면 어떻게 캠퍼스를 디자인해야 할까요?

캠퍼스는 단지 물리적인 영역에 그치지 않고, 어떤 구성원들을 선발해서 인적 조직을 만들어야 하는지, 사회적으로 어떤 구성을 가져야 하는지를 포함하는 인간 환경(human environment)이 더욱 중요합니다.

대학에 들어온 학생은 캠퍼스에서 그리고 인턴십 등의 사회 활동 등을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자신이 성장하면서 어떤 선택권이 있는지를 아는 게 필요합니다. 남들과 비슷해지는 것 보다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자신만의 선택을 하는게 좋습니다. 특별한 경험을 통해 특별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성공적인 대학 생활의 중심에는 인간관계가 있습니다. 대학을 통해 지식을 배울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경험은 다양한 인간관계입니다. 인간관계는 무슨 수업을 수강할지, 어떤 전공을 택할지, 운동 동아리에 참여할지, 어떤 비교과 활동에 참여할지 등 대학이 제공하는 다양한 경험의 선택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좋은 대학은 학생들에게 좋은 자극을 유발하는 인간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적극 장려해야 합니다.

미국의 대학들이 발전하면서 대학의 캠퍼스를 물리적으로 인적으로 어떻게 구성할지에 대해 고민한 많은 사례를 담은 좋은 책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대학에 부임하는 신임교원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제목

캠퍼스 디자인: 학생이 성공하는 대학 만들기

저자

C. Carney Strange

출판

학지사

 청구기호

LB2324 .S77 2019

 

‘진화의 역사’ 추천합니다. 진화론은 20세기 들어서 명백한 DNA 증거를 이용해서 분자수준에서의 진화 증거를 보여주기까지 부침을 겪었습니다.

유전자의 진화에 대한 DNA 증거가 없을 때는 종의 기원과 자연선택에 대한 명백한 설명이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20세기 초반에 우생학과 사회진화학이 위세를 떨치던 시기에는 반진화론 운동이 일기도 했습니다.

그 누구도 ‘자신의 운명은 유전자 속에 각인되어 있으며 바뀔 수 없다.’라고 믿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갖고 있는 다양한 특징은 분명히 우리 유전자에 의해 설명됩니다.

우리의 능력과 운명은 교육에 의해 분명히 바뀔 수 있고, 유전자는 일생동안 다양한 변화를 겪기도 합니다. 후성유전학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출생 후에 겪게 되는 환경 요인이 어떻게 우리가 생애 주기 동안 겪는 질병 등 다양한 표현형에 영향을 주는지 분자수준에서 설명하려는 연구결과가 쌓이고 있습니다.

다윈, 라마르크, 멘델, 골턴, 모건 등 진화학의 기초를 쌓은 과학자들의 역사를 쉽게 풀어 쓴 책입니다. 비전공자도 진화론에서 시작한 생명의 진화 역사를 시대상에 비추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제목

진화의 역사

저자

에드워드 J. 라슨

출판

을유문화사

 청구기호

구매 예정

 

인간을 털 없는 원숭이라고 한다. 포유동물이 털이 있으면 더 좋을까? 없으면 좋을까? 그냥 생각하면 털옷을 입고 있으니 따뜻하고 싸움에 상처를 입을 일도 덜 할 터이다.

그런데, 인간은 털을 만드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서 온 몸에 짧고 약한 털을 가진 채로 자연 선택되었다. 무엇인가 없어지고도 자연에서 살아남고 종족을 번식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털이 없거나 짧은 털을 갖고 있을 때의 장점은 기생충과 벼룩으로부터 자유롭게 된다. 동물원의 긴 털 원숭이들은 하루 종일 털 속에 벌레를 서로 잡아 주거나, 흙탕물속에 뒹구는 목욕을 통해 기생충을 떨구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람은 짧은 털을 갖게 되면서 많은 피부 질환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털로 보호받지 못하면 싸움에서 상처 입기 쉽다. 이건 어떻게 극복했을까?

무리를 지어 사냥하거나, 돌팔매질을 연마하면 근접해서 싸우는 것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집단으로 사냥을 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의사 소통이 필요하다. 그래서, 신호와 언어를 발달시킬 기회를 얻게 되었다.

털이 없을 때의 가장 큰 이득은 피부를 통해 땀을 배출하고 기화열을 통해 체온을 낮추는 게 가능하다. 더 먼 거리를 사냥하거나, 먹이감이 되는 동물을 더 오래 쫓는 것이 가능하다.

아프리카의 사자나 표범을 살펴보면 늘 초식 동물을 잡을 듯 하지만, 조금만 먼 거리를 뛰면 혀를 길게 내밀고 헐떡이는 것을 볼 수 있다. 털이 긴 동물들은 체온조절이 어려워 먹이감이 도망가면 실패하기 십상이다.

털이 없으면 추운 곳에 사는데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의문이 든다. 하지만, 털이나 가죽을 둘러쓰면 낮은 온도에서 견디는 것이 가능하다. 그리고 날이 더워지면 두꺼운 털옷을 벗어 던지고 더 먼 곳을 탐험할 수 있다. 그래서 인간은 더 넓게 다양한 온도 지역에 퍼져 살게 되었다.

털을 자라게 하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긴 털 없는 인간은 이밖에도 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었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 한다.

우리는 무엇인가 더 있어야 적응이 쉽다고 생각한다. 캠핑이나 여행을 떠날 때 많이 준비해서 떠난다. 그리고 짐의 무게 때문에 힘들어 한다. 무언가의 결핍이 새로운 기회를 열어 주었다는 멋진 스토리의 책이다.

제목

털 없는 원숭이: 동물학적 인간론

저자

데즈먼드 모리스

출판

문예춘추사

 청구기호

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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