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 교수와 함께 떠나는 4월의 책여행
학부 학생 한명이 내게 질문을 했다. 만약 25세 때로 돌아가서, 미래의 직업과 진로를 고민할 때 어떤 책을 읽어 보길 추천하는가? 내가 25살때 읽었던 한권의 책이 생각났다. 수학자 히로나카 헤이스케가 쓴 ‘학문의 즐거움’이라는 책이다. 다시 읽어 보면 그 때 내가 느꼈던 감정들이 그대로 살아날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당시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전방에서 학군 장교로 군생활을 하고 있었다. 입대 해서 2년 반 정도 지나 제대를 앞두고 있던 시기에, 앞으로 어떤 직업을 갖고 살 것인가? 많은 고민을 했다. 그 당시 입대 전 삼성그룹 입사시험을 봐서 합격 후 입사연기를 해 놓았고, 또 대학원 시험을 보고 휴학을 해 놓았었다. 제대를 하면 삼성에 입사를 하거나 대학원에서 학위를 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군생활을 하면서 임무에 흥미를 느끼고 장기 지원을 해서 장군까지 한번 해 볼까 하는 나름대로의 상상도 하며 제대를 앞두고 깊은 고민을 했다. 그 당시 책 ‘학문의 즐거움’을 읽으면서 많은 고민들이 저절로 해결되었다. “사는 것은 배우는 것이며, 배움에는 기쁨이 있다. 사는 것은 무엇인가를 창조해 나가는 것이며, 창조에는 배우는 단계에서 맛볼 수 없는 더 큰 기쁨이 있다.” 시골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히로나카 헤이스케는 늦게 시작해서 즐겁게 공부를 하다가 보니, 어느덧 수학의 노벨상이라는 필드상을 받은 과학자이다. “좋아하는 것을 즐겁게 공부하다 보니, 남들보다 더 깊이 이해하게 되고, 공부하는 과정에서 살아가는데 있어 중요한 지혜를 얻게 되었다.” 책에는 좋은 내용이 많이 있는데, 그 내용을 내가 글로 옮겨서는 그 당시 느꼈던 감동이 잘 전달되지 않는다. 출판이 된지 오래 되었는데, 내게 질문한 학생이 이 책을 읽고 나와 같은 감동을 느끼면 참 좋겠다. 그 당시 제대를 몇 일 앞두고 내가 참모로서 모시던 남궁균 대대장님께 마지막 면담 때 이 책을 선물로 드린 기억이 난다. 그 때 대대장님이 살짝 당황해 하시며 전역하는 후배 장교로부터 책 선물은 처음 받아 보신다며 같이 웃음을 지었던 기억이 난다. 아마 그 때는 내 스스로의 다짐으로 내가 존경하는 분께 책을 드렸던 듯 하다. 제대하고 10년쯤 지나서 대학원에서 학위를 받고 미국에서 박사 후 연구원까지 마치고, 포스텍의 교원이 되어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리고, 당시 포스텍 컴공과 교수로 계시던 책의 역자 방승양 교수님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운명이라는 것을 안 믿지만, 참으로 기이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내게 가장 영향을 많이 준 책의 역자분과 같이 근무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학문의 즐거움'은 단지 공부해서 교수를 직업으로 선택하려는 사람 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배움을 즐겁게 여기며 살면 행복한 사람이 된다는 내용인데, 글 몇 자로 책의 내용을 전달할 수 없어 안타깝다. 직접 읽어 보면 좋을 듯 하다. 같은 책, 같은 영화를 보고 나서 사람들이 다른 느낌을 갖는게 어쩌면 당연한지 모른다. |
||
제목 |
||
저자 |
히로나카 헤이스케 |
|
출판 |
김영사 |
|
청구기호 |
이런 생각을 한적이 있다. 공부는 ‘수단’일까? ‘목적’일까? 수단은 무엇인가를 잘 해서 어떤 것을 얻는데 필요한 것이다. 목적은 그 자체가 삶의 나아가는 방향이 된다. 고등학생에게 ‘공부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질문을 하면, 공부는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원하는 직업을 얻기 위한 수단이라고 답을 할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본사람은 공부는 삶의 목적이라고 답을 할 듯하다. 마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삶의 목적인 것처럼. 나는 좋은 글을 쓰고 싶고 내 생각을 더 잘 말하고 싶다. 그렇다면 언어는 수단일까? 목적일까? 이 질문에 좋은 답을 해주는 책을 찾았다. 신견식 작가의 ‘언어의 우주에서 유쾌하게 항해하는 법’이다. 20개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그는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언어는 수단이다. 언어를 배우는 것은 더 넓은 세상을 이해하고 학업을 닦고 직업을 갖는데 매우 중요한 수단이다. 나 자신도 중 고등학교를 다니며 국어, 한자, 영어, 독일어, 일본어 등을 배우고 학력고사까지 치렀다. 하지만, 공부하는 삶을 통해 행복에 이르려는 목적이 있다면, 언어는 수단보다 중요한 목적이 된다. 이런 고민을 잠시 하다 보면, 수단과 목적에 차이가 있는지도 헷갈린다. 외국어를 잘 하면 삶이 편하다. 실무에서 세계 각국의 다양한 사람들의 견해를 빠르게 이해하고 이를 반영하면 더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예전보다 인터넷으로 다양한 언어로 된 정보를 얻는게 가능하다. 조금만 노력하면 다양한 언어로 된 텍스트도 쉽게 번역 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여러 언어로 된 텍스트를 비교해서 읽다 보면 그들의 사고 방식, 문화, 역사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언어 공부는 넓은 세상을 이해하는 첫 걸음이 된다. 외국어를 익히는 것이 수단이라고 생각하면 언어 공부가 어렵다. 그런데, ‘언어 공부를 통해 더 넓은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 삶에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작가의 설명이 신선하다. 책에 나오는 괴테의 ‘서두리지 않으나 쉬지 않고 Ohne Hast, aver hone Rast’라는 표현을 보면서, 공부하는 삶의 즐거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
||
제목 |
||
저자 |
신견식 |
|
출판 |
사이드웨이 |
|
청구기호 |
"행복을 얻기 위해 온 세상을 헤매고 있지만 행복은 바로 손을 뻗기만 하면 있다. -호라티우스" ‘당신은 행복합니까?’ 라는 질문을 받기보다는 ‘당신은 행복해 보입니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행복은 도서관에 있습니다. 손을 뻗어 책을 집어 읽으면 되니까요. 책 속에 행복해지는 길이 있다고 하는 책이 있어 집어왔습니다. The power of book <풍요로운 인생을 살게 하는 마지막 1%의 힘>입니다. 힘과 희망을 일으키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 상황에선 어떤 좋은 점이 있을 수 있을까?’ 어떤 주어진 상황에서도 의식적으로 좋은 점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첫째입니다. ‘어디가 잘못되었지?’라는 질문보다 ‘내게 부족한 점이 무엇이지?’라는 질문이 좋습니다. 문제를 밖에서 찾으려고 하면 어렵지만, 자신을 돌아보면 고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마지막으로 ‘어떻게 해야만 내 생각대로 일이 이루어지고 그 과정도 재미있을까?’하고 물어보세요. 상황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과정을 즐기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불행하다고 느낄 때, 남들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느낄 때, 스스로를 돌아보는 질문이 중요합니다. ‘그는 왜 나를 위해 이런 것들을 해 주지 않았을까?’ 보다는 ‘상대방을 위해 난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라고 자문한다면, 분명히 더 좋은 관계를 가질 수 있습니다. 행복은 관계에서 시작된다고 합니다. 책의 힘은 이런 것인 듯합니다. 남을 원망하고 미워하는 시간은 덧없고 아무런 문제도 해결하지 못합니다.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의 힘을 길러주는 것이 바로 책의 힘인 듯합니다. The power of book을 추천합니다. 사랑, 행복,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입니다. |
||
제목 |
||
저자 |
애덤 잭슨 |
|
출판 |
씽크뱅크 |
|
청구기호 |
‘been there, done that’이라는 표현이 있다. 거기에 가봤고, 한번 해봤다는 뜻이다. 우리 나라 말로 하면 ‘내가 해봐서 아는데’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gone day’라는 표현이 있다. 지나간 날이라는 뜻이다. 발음나는 그대로를 한글로 쓰면 ‘꼰대’가 된다. ‘과거에 집착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지 못하는 사람’ 정도로 해석 가능하다. 앞에 두 말에 의하면 ‘나이가 먹을수록 더 많은 경험을 쌓고 지식이 풍부 해진다.’는 표현은 아무 의미 없는 말이 된다. 이전에 한번 해본 경험에 갇혀 자신의 가능성의 폭을 줄이는 사람이 ‘내가 해봐서 아는데’, ‘나 때는 말이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어른 ‘꼰대’가 된다. 매일 새로운 시도를 하고 어려운 일도 아이디어를 이용해서 척척 풀어내는 어른을 볼 때면 이런 말이 저절로 입에서 나온다. “선배님, 너무 멋있어요. 저도 앞으로 나이가 들면 선배님처럼 되고 싶어요.” 피터 홀린스 작가의 <어웨이크>는 익숙함을 버리고 불편함을 선택하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책이다. 하지만 회복 탄력성은 점점 떨어지는데, 나이가 들수록 편안함을 찾게 되는게 인지상정 아닌가? 데일 카네기가 한 말이다. “행동하지 않으면 의심과 두려움이 자란다. 그러나 행동을 시작하면 자신감과 용기가 커진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싶다면 가만히 앉아서 생각만 하지 마라. 밖으로 나가서 바쁘게 움직여라.” 완벽주의는 핑계일 뿐이다.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면 얻는 게 많다. 실패를 통해 경험을 쌓는 것도 있다. 하지만 완벽주의는 새로운 시도를 막고 침체된 상태를 유지하게 한다. 그렇다면 새로운 시도를 하기 가장 좋은 타이밍은 언제일까? 그런 거 없다. 더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더 많은 정보는 우리가 안전지대를 벋어 나게 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 ‘장고 끝에 악수 둔다.’는 표현이 있다. 새로운 시도를 앞두고 고민하는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엄청난 결정도 아닌데 몇 년을 두고 시도도 하지 못하는 게 많다. 사진을 시작해보자. 그림을 그려보자. 새로운 외국어를 배워보자. 매일 블로그에 자신을 드러내는 글을 써보자. 운동을 시작해보자. ‘일단은 미루고 적당한 시기를 기다리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마음속에 꼰대가 자라고 있는지 모른다. |
||
제목 |
||
저자 |
피터 홀린스 |
|
출판 |
포레스트북스 |
|
청구기호 |
BF637.S4 .H65 2019 |
<인구가 줄어들면 경제가 망할까>는 일본의 인구감소와 내수경제의 쇠퇴를 지켜보며 앞으로 일본 사회가 겪게 될 미래를 조망한 책이다. 우리 나라도 비슷한 현상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참고가 될 듯하다. 18세기에는 사람이 풍요로워지면 아이를 많이 낳을 것이라는 전망을 했다. 생물계에서 식량이 늘어나면 집단의 개체수가 늘어나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19세기 이후 풍요로운 경제 상태가 되면서 선진국에서는 오히려 인구의 증가가 멈추고 감소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인간은 동물과는 다르다. 인간은 생존에 필요한 최저 활동을 하는데 그치지 않고 여가를 즐기며 자신의 행복을 추구한다. 풍요로운 상태에 도달하면 더 이상 결혼과 출산에 매달리지 않게 된다. 인간의 복지 및 행복에 대한 척도로서 GDP를 쓴다. 국가의 1인당 GDP가 늘어나면 평균수명은 증가하지만,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더 이상 구성원의 평균 수명은 늘어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소득 수준에 따라 건강과 행복이 늘어나지만,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더 이상 소득이 건강과 행복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인구가 줄어드는 것에 대해 모두들 걱정한다. 이유는 분명하다. 기업은 물건을 만들어도 수요가 없어서 팔지 못한다. 그 결과 사람을 고용하지 않아 실업이 발생한다. 소득수준이 정체되므로 구매력이 떨어진다. 악순환이 계속된다. 제품과 기술의 혁신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다. 사람들의 새로운 요구를 반영한 서비스와 새로운 제품을 만들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다. 하지만 경제 성장에도 한계가 있다. 저자는 지금까지 와는 다른 사고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경제적 성장이 정체되더라도 사람들의 행복감을 높일 수 있는 사회 구조를 만들자고 한다. 성장론자들은 풍요를 통해 과실을 분배하자고 하지만, 성장에는 생존경쟁이 따르고 분배의 불평등 문제가 생긴다. 제로 성장 상태에서 사회 구성원의 소득격차와 생활수준을 줄이는 일이 당면 문제이다. 경제성장보다 분배가 중요하다. 일본 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를 반면교사 삼아 공부한다면 우리는 기회비용을 줄일 수 있을까? |
||
제목 |
||
저자 |
요시카와 히로시 |
|
출판 |
세종서적 |
|
청구기호 |
HB849.41 .길83 2017 |
<어른에게도 어른이 필요하다.> 다들 이런 생각 해 보신적 있지 않나요? ‘어느 날 눈떠보니 내가 제일 어른이더라. 이제 누가 내게 조언을 하고 도움을 주지?’ 요즘 이런 생각이 나는 날이 많습니다. 무엇을 많이 알게 되고 인생의 경험을 쌓게 되면 혼자서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어른이 된 나의 하루는 완벽하지 않으며, 필요할 때 내게 살짝 도움을 주는 조언을 해 주시는 분을 곁에 두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사람은 혼자 살지 않고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혼자 결정을 해내야 하고, 주변에 도움을 구하는 일이 점점 어렵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릴 적에는 넘어지면 툭 털고 일어나면 됐는데, 나이가 들어 넘어지면 아프고 더 쉽게 다치기 십상입니다. 이제는 조금이라도 덜 아프기 위해 덜 다치기 위해 낙법을 배워야 할 듯합니다. 회복 탄력성이 있으면 실패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시도를 계속 할 수 있으니까요. ‘뭐든지 할 수 있다. 넘어지면 일어나면 된다.’ 대학원 공부를 막 시작했을 때였습니다. 6개월간 밤을 세워서 한 실험 결과가 모두 꽝이라는 것을 알고, 막막한 마음에 멍하니 있을 때, 선배가 다가와 해준 한마디가 큰 힘이 되었습니다. ‘너는 나중에 잘 될 거야. 일찍 실패를 했고, 해결하기 위해 고민을 하고 있으니까.’ 격려의 말을 들었을 때는 솔직히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내 앞에 문제가 더 크게 느껴졌으니까요. 그런데, 오랜 시간이 흐르도록 그 선배의 말이 잊히지 않았습니다. 어려운 고비마다 선배의 말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나도 후배들에게 제대로 된 어른 노릇을 할 수 있을까?’ 일이 잘 풀릴 때는 이런 생각을 하지 않지만, 어려움을 겪는 후배나 팀원들을 볼 때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박산호 작가의 <어른에게도 어른이 필요하다.>는 잔잔한 조언을 주는 책입니다. 일을 하다 지치면 언제 결과가 나올까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일을 해내는 과정에서의 기쁨도 느끼고, 성장하는 자신을 바라보는 행복도 느껴야 한다고 합니다. 어른에게도 위로가 되는 책입니다. |
||
제목 |
||
저자 |
박산호 |
|
출판 |
북라이프 |
|
청구기호 |
<심리학자들이 쓴 행복한 결혼의 심리학>을 추천한다. 이 책을 훨씬 전에 읽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나 자신이 마치 일반물리를 수강하지 않고 양자역학과 통계열역학 기말고사를 치른 바보가 된 느낌이 든다. 서로 좋아해서 결혼하고, 아껴주고 존중하며 같이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부부간의 기본적인 대화의 방법조차 배우지 않고 결혼해서 모든 것을 실전으로 겪고 난 느낌이다. 채규만 권정혜 선생님의 책에는 이론 뿐 아니라 무수히 많은 부부들의 사례들이 가득하다. 책을 읽다 보면 ‘이건 내가 겪었던 일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무수히 스친다. 실제 내게 일어났던 일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집사람은 아이들의 통학을 매일 챙겼다. 내 연구에 전념하도록 아내가 한 배려이다. 어느 날 아침 실험실에 일찍 나와 있는데, 아내로부터 전화가 왔다. 차의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나)‘차의 클락션을 눌러봐!’ (아내)‘시동이 걸리지 않는데, 왜 차의 클락션을 누르라고 해’ (나)‘일단 한번 눌러봐, 소리가 빠~앙 하고 나오면 배터리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그 다음 기어박스를 체크해야 해!’ (아내)‘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니까? 왜 클락션을 누르라고 해!’ (나)‘소리가 삐~융하고 나오면 배터리 전압이 떨어진 거니까 점프선을 준비해야해!’ (아내)‘왜, 차 시동이 걸리지 않아 당황하고 있는 내 맘은 몰라주고 클락션을 눌러보라고 해!’ 나중에 알게 되었다. 남편은 문제해결을 중시하는 대화를 하고, 아내는 과정을 중시한다. 아내는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상대로부터 관심과 지지를 받은 것을 좋아하다. 남편인 나는 빨리 문제를 해결하고자 원인 파악부터 하려고 했다. 하지만, 추운 아침에 아이들을 태우고 빨리 학교에 데리고 가려다 당황하는 아내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그리고 여전히 아내의 감정파악에 미숙하다. 좋은 배우자를 만나 행복하게 사는게 가장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결혼 생활에 대한 공부를 하지 않고 결혼해서 산지 25년쯤 되었다. 이제 부터라도 건강한 결혼 심리학 책을 많이 찾아봐야 하겠다. 책의 핵심 내용이다. 건강한 자아 존중,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자기자신과 남을 존중한다. 현명한 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 자신만의 이익뿐 아니라 상대방의 이익도 동시에 고려하는 상생의 결정이 필요하다. 건강한 독립심, 건강한 자신감, 자신의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감, 실수를 했다면 분석해서 학습하고 다시 하지 않기, 자신의 삶에 대한 주인의식과 타인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 |
||
제목 |
||
저자 |
채규만, 권정혜 |
|
출판 |
집문당 |
|
청구기호 |
OKR은 Object목표와 Key Result핵심결과의 약자입니다. 는 경영자를 위해 추천하는 책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이제 막 랩을 시작하는 교수님들께 추천합니다. 성공하는 랩을 만드는데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꿀 팁들이 가득합니다. 대학원에 들어오면 누구나 아이디어를 내고 실험을 합니다. 그런데, 아이디어를 내는 것은 쉽고(싸고) 더 중요한 것은 실행입니다. 핵심 결과를 만들고 이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특허나 논문으로 써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른다면 결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다.’는 유명한 격언이 있습니다.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계속 걸림돌을 만나게 되고, 지속적으로 목표 수정을 하다 보면, 할 수 있는 일 밖에 해 내질 못 합니다. 꼭 해내야 하는 핵심목표가 사라지게 됩니다. 목표가 없는 상황에 도달하면 관심이 떨어지고, 시간을 흘려 보내게 되며, 주변에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빠져들어 사기가 저하됩니다. 통합과정 2년차때 많은 학생들이 겪는 일입니다. OKR 뚜렷한 목표와 핵심 결과를 설정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도전적인 과제를 해내다 보면 자신이 성장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구성원들간에 명확한 의사소통을 통해 핵심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합니다. 뚜렷한 목표가 있다면 결과를 얻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가능하고, 해 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끊임없이 동기 부여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실험실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결과는 사람을 발전시켜 졸업 시키는 것입니다. 아이디어가 값싸다고 하지만, 자신의 아이디어가 채택되도록 구성원들과 끊임없이 대화와 설득을 나누는 것이 필요합니다.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품고 있다면 주변에서 알아차리고 달려들어 도움을 줍니다. 다양한 조직의 성공원리에는 관통하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스타트 업 기업들이 OKR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풍부한 예제를 들려주는 책입니다. 성과를 낼 수 있는 경영을 배우고 싶은 분들께 일독을 추천합니다. |
||
제목 |
||
저자 |
존 도어, 래리 페이지 |
|
출판 |
세종서적 |
|
청구기호 |
HD30.28 .D634 2019 |
숲은 치유 효과가 있다. 음이온과 피톤치드를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인간은 숲에 가면 마음에 평화를 얻을 수 있다. 축축한 흙 냄새, 신선한 공기, 향긋한 풀내음이 난다. 숲에 가면 건강한 느낌과 행복감을 얻는다. 숲이 인간의 문화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다양한 문화권에서 숲은 인간과 자연의 연결통로로 묘사된다. 생명을 주는 숲이며,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위한 장소이다. 사람은 숲에서 먹을 것과 옷을 만드는 섬유를 얻고, 집을 지을 목재를 얻는다. 숲은 물을 담는 수자원을 가꾸고, 땅의 침식을 막아 자연재해로부터 인간을 지킨다. 신선한 산소를 내뿜어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 숲은 몸과 마음의 휴식 공간이 되며, 자연학습과 캠핑, 레크리에이션 등의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이렇게 아낌없이 주는 숲인데 인간은 숲을 파괴하고 있다. 전 지구적인 환경문제에 숲과 관련된 것들이 많다. 삼림의 과도한 파괴로 인한 토양유실, 농지 확장으로 인해 건조지역과 사막의 확장, 지구 온난화와 대기 오염, 생물 다양성의 손실, 수질오염 등이 모두 숲과 관련된 환경 문제이다. 도시에서도 숲은 지키는 게 필요하다. 나무가 많은 동네에 사는 사람들은 이웃들과 더 잘 어울리며, 강한 소속감을 느낀다. 그들은 자신들이 사는 곳을 좋아하며 나무가 없는 곳에 사는 사람들 보다 더 안전함을 느낀다. 나무가 있는 공간에서 이웃들과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한다. 생명력, 풍요, 창조, 관용, 영속성, 강인함을 상징하는 나무와 숲은 오랫동안 인류의 문화와 예술작품 속에 묘사되었다. 숲을 지키자. 나무를 심자. 나무가 자라려면 최소 10년에서 20년쯤 걸린다. 그래서 나무를 심는 사람은 미래를 내다보며, 낙천적이고 희망을 갖는 사람이라고 한다. |
||
제목 |
||
저자 |
전영우 |
|
출판 |
북스힐 |
|
청구기호 |
SD383 .전64 2005 |
어떤 음식이 가장 맛있습니까? 배고플 때 먹는 음식이 가장 맛있습니다. 이 단순한 사실을 한동안 잊고 있었습니다. 학생 때 가끔 연구소에서 초청 연사와 함께 식사를 하거나, 오픈 하우스 행사에 고급 음식이 나오면 허겁지겁 감사하게 먹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누구에게나 음식을 사 줄 여유가 생기니 그 때처럼 음식이 맛있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화가인 마키노 이사오 작가의 책 <오로지 먹는 생각>을 보면서 음식에 대한 다양한 생각이 떠오르게 됩니다. 유난히 먹는 것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것을 직업으로 갖게 되었다고 자신을 소개합니다. 음식에 관한 그의 글을 읽으면 ‘이거 참 맛있겠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숯불에 구운 말린 생선은 맛있습니다. 껍질이 바삭하고 부드러운 살에서 바다냄새가 납니다. 밥 반찬으로도 맛이 있지만, 술안주로 나오는 것을 한입 베어 물고, 한잔 입에 털어 넣으면, ‘이게 바로 행복이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납니다. 작가의 싱글몰트 위스키에 대한 사랑이 대단합니다. 그 중에서도 아일라 섬의 위스키인 라프로익에 대한 얘기가 나옵니다. 라프로익은 다른 피트 위스키와는 달리 피트의 향이 은은하면서 꽃 향기와 잘 익은 과일 향기가 가득합니다. 해산물 요리와 함께 하면 더욱 좋습니다. 위스키 하이볼을 만들어 주면 우리 집사람도 대단히 좋아합니다. 그리고 한마디 합니다. ‘이건 떨어지지 않게 사 놓자.’ 라프로익 증류소에서 나오는 위스키를 한 병 사면 아일라 섬에 땅을 조금 잘라 땅문서를 주는 마케팅을 합니다. 위스키를 한 병 비울 때마다 차곡차곡 땅 문서를 모으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우리땅을 한번 가보려고요. 작가가 추천한 가장 맛있게 음식을 먹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공복을 소중히 여기고 틈틈이 단식을 하라고 합니다. 맛있게 먹는 비결입니다. 오랫동안 산책을 하면서 한 동안 걷다 보면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 때가 있습니다. ‘아, 배고프다.’는 생각이 들 때 가장 맛있게 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
||
제목 |
||
저자 |
마키노 이사오 |
|
출판 |
앨리스 |
|
청구기호 |
TX724.5.J3 .목63 2017 |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단순히 단어와 문법을 외우는데 그치지 않고,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소리를 이용해서 맥락에 맞게 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단어의 소리를 익히고 문장내에서 적절한 조합을 만들고 그것이 대화 상대방에게 온전히 뜻한데로 전달되어야 한다. 성인이 되어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큰 도전이다. 이미 배운 모국어의 습관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언어의 소리를 익히기 어렵다. 열심히 한다 해도 외국어 억양이 생긴다. 그리고, 다른 언어의 통사구조를 익숙하게 배우는 게 어려워 문법적 오류를 습관적으로 하게 된다. 단어의 미묘한 차이를 몰라 때와 장소에 맞지 않는 표현을 쓰거나, 대화 중에 틀린 단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알베르트 코스타의 책 <언어의 뇌과학>은 어린 아기일 때 이중 언어를 배우는 과정을 과학적으로 파고 들었다. 어떻게 어린 아기들이 서로 다른 언어를 완벽하게 배울 수 있는지 알아내면서 좀 더 수월하게 외국어를 공부할 수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집중하지 않고 무의식 상태에서 들은 소리가 언어 습득에 도움이 될까? 이중 언어에 노출된 어린 아이들은 소리의 차이, 가리키는 대상과 상황의 차이를 자연스럽게 인지하게 된다. 언어의 바다에서 헤엄치라는 말이 있다. 다른 언어를 말하는 사람들이 같은 사물을 얘기할 때 이를 알아차리거나, 다른 상황을 가리키는 말을 파악하며 단어의 뉘앙스를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나 자신도 한국에서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다니며 영어를 배웠는데, 미국에 대학원 공부를 하러 가서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크게 두가지 문제를 겪었다. 첫째, 실수를 할까 봐 머릿속에서 완벽한 문장을 만드느라 벙어리 신세가 되었다. 즉각적인 반응을 못 하니 대화에 끼지 못하거나 뒤 늦게 맥락에 맞지 않는 말을 하는 바보가 되었다. 둘째, 머릿속에서 모국어로 문장을 먼저 만들어 이를 외국어로 번역했다. 이 과정 역시 시간이 걸려 똑 같은 문제를 겪었다. 외국어를 제대로 말 하려면 뇌구조가 변해야 한다고 한다. 외국어를 말하기 위해 먼저 모국어로 문장을 만드는 게 아니라 머리속에서 그냥 외국어 단어를 조합해서 문장을 만들거나, 그냥 외국어 표현을 떠올려 얘기를 해야 한다. 그리고 실수를 겁내지 않고 의사 소통을 해야 한다. 말을 많이 하다 보면 자주 떠올리는 좋은 표현들이 혀에 장착되어야 쉽게 의사 소통이 된다. 30년 전에 이 책을 읽었으면 미국에서 덜 고생을 했을 듯하다. 미국 생활이 5년차쯤 접어 들면서 좋은 논문 성과도 나오고 하니, 덜컥 겁이 났다. 미국 대학에서 직업을 얻을 만하게 되니 어떻게 미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과목을 가르칠지 막막하기만 했다. 그 때 가장 열심히 언어 공부를 한 것 같다. 실험실 후배인 미국학생들을 모아 놓고, 매일 고민 상담, 연애 상담도 해 주고, 발표도 봐주고 하면서 하루 종일 영어만 쓰려고 한 기억이 난다. 잠에서 깨면 아내가 말하길, 영어로 잠꼬대를 하드라고 했다. 뇌구조가 바뀌어야 외국어가 된다는 저자의 말이 실감이 난다. |
||
제목 |
||
저자 |
알베르트 코스타 |
|
출판 |
현대지성 |
|
청구기호 |
P118.2 .C67 2020 |
Add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