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 교수와 함께 떠나는 6월의 책여행

2020-06-01 10:29
postech

 

재미있는 책을 읽었다. 반전의 묘미가 있는 글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넷플릭스를 보는 것 보다 더 재미있다. 소설을 읽으면 스토리에 자신만의 상상력을 더 할 수 있다. 나라면 이 부분은 이렇게 썼을 텐데 같은 생각도 해 볼수도 있다. 수동적으로 화면을 쳐다보는 것 보다 더 재미있다.

책의 저자 김동식 작가는 정식으로 글 쓰기를 배운 적이 없다고 한다. “아, 저는 글을 배워본 적이 없어요, 대학도 나오지 않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장에서 일한 지 10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평생 읽은 책이 열 권이 안 된다고 한다. 글쓰기는 네이버에 들어가서 ‘글 쓰는 법’을 검색해 가며 익히고, 인터넷 소설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 댓글로 맞춤법을 지적해 주는 독자들에게 글쓰기를 배워가며 소설을 만들었다.

와! 대단하다. 프로 작가가 되려고 대학을 다니고, 국문학이나 문예창작, 글쓰기 수업을 반복해서 듣는 경우가 많은데, 김동식 작가는 일종의 ‘fund raising’형식으로 글을 배웠다. 하루 종일 공장에서 일을 하면서 재미있는 상상을 하고, 저녁에 집에 돌아와 컴퓨터로 글을 써서 인터넷 공간에 글을 올린다. 그럼, 댓글과 좋아요가 달리며 신이 나서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한다. 김동식 작가의 소설들은 나중에 시나리오가 되어 영화가 되도 재미 있을 것 같다.

김동식 작가에게 글쓰기 노하우를 물어보았다.

1. 처음부터 잘 쓰려고 하지 말자. 너무 잘 쓰려고 하면 작은 비판에도 의기소침 해 질 수 있다. 처음에 못 쓰는게 당연하다. 이렇게 생각하면 비판을 받아도 아프지 않게 수용할 수 있다.
2. 결말까지 그려놓고 쓰는게 좋다. 결말이 없으면 글을 쓰다가 길을 잃게 된다. 일단 스토리에 뼈대를 만들고, 그 다음에 상세하게 살을 붙여 나간다.
3. 글을 쓰다 막힐 때는 몸을 움직이라. 글을 쓰다 막혀서 앉아 있으면 진도는 안 나가고 힘만 든다. 그럴 때는 몸을 움직이면서 돌아다니면 풀린다.

와! 대단하다. 김동식 작가는 정식으로 글쓰기를 배운 적이 없다고 하는데, 글쓰기 노하우를 알려달라는 질문에 핵심을 짚어준다. 최근에 책 리뷰를 한 조정래 작가와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의 조언과 일치한다. 조정래 작가는 동국대에서 문예창작을 정식으로 공부한 사람이고, 하루키 작가는 아버지 어머니 모두가 글쓰기 선생님인 집에서 성장했다.

대학원을 다니고 학문을 업으로 삼고 있는 나는 글쓰기의 중요성을 매일 깨닫는다. 실험실 학생들에게 과학자로서 공부와 연구는 재미있지만, 글쓰기는 고통스러운 일이니 얼른 열심히 해서 일정 수준에 올라서야 한다고 얘기한다. 그의 이야기가 재미 있고 그의 조언이 가슴에 와 닿았다. 처음부터 잘 쓰려고 하지 마세요. 결말까지 쓰는게 좋아요. 글을 쓰다 막힐 때는 몸을 움직이세요.

제목

회색인간

저자

김동식

출판

요다

 청구기호

PL959.65.김253 .회53 2017

 

일봉이네 옆집에는 민국이가 산다. 일봉이는 호전적인 동네 깡패로서 한번 크게 혼나고 나서는 눈치를 보긴 하지만, 호시탐탐 옆집들을 노린다. 다같이번영회라는 허무맹랑한 소리를 하며 민국이네, 대만이네, 만주네가 다 자기네 땅이라고 우긴다. 일봉이네가 호전적인 생각을 가진게 된 것은 그들의 할아버지 요시다 쇼인의 정한론과 관계가 깊다. 정한론은 민국이네를 정벌하고 일봉이네 속국으로 만들어놔야만 일봉이네가 발전하고 집안이 편하다는 소리다. 

요시다 쇼인은 메이지 유신을 이끈 자이다. 그는 현재 전범들의 위패가 있는 야스쿠니 신사의 1호 위패이며, 일봉이네 패거리를 이끄는 아베가 가장 존경하는 자이다. 쇼인은 ‘유수록’에서 한일관계와 조선에 대한 생각을 이렇게 밝혔다.

“일본이 살려면 조선을 점령하고 만주를 먹어야 한다. 군함과 대포를 갖춰 캄차카, 오호츠크를 빼앗고 류큐를 깨우쳐 본토에 복속시킨다. 또 조선을 다그쳐 인질로 잡고 공물을 바치도록 해, 북으로는 만주 땅을 먹고 남으로는 타이완, 필리핀의 섬들을 빼앗아 점차 진취적인 기세를 드러내야 한다. 그 다음 백성을 아끼고 인재를 양성하며 변경 수비를 잘 다진다면 나라를 잘 지켰다고 할 수 있다. 그러지 못하고 외국과의 경합에 눌려 아무런 방책이 없다면, 결국 얼마 안가 나라가 쇠망해갈 것이다.”

그렇다! 일봉이네 아이들의 생각이 주변국을 복속시켜 노예로 만들어야 자기네가 잘산다고 믿는다면 이들은 쇠망해야 한다.

일봉이네 아베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같은 부정적 측면을 가르치면 “대단히 삐뚤어진 어린이가 나타날 수 있”으니 역사교과서에 실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지난 전쟁과는 아무런 관련 없는 우리 아들과 손자, 그다음 세대의 어린이들에게 사죄를 계속할 숙명을 지워서는 안 된다.” 이들은 평화헌법을 버리고 다시 군국주의로 나아가 대일봉제국을 건설해야만 그들이 살아날 수 있다고 굳게 믿으며, 주변국의 경제 주권을 침탈할 계획을 계속해서 세운다. 그렇지 않으면 자원과 환경이 별 볼일 없는 일봉이네는 굶어 죽으니까. 일봉이네 숙명이다.

한편 민국이네가 가장 존경하는 할아버지 김구 선생님은 ‘백범일지’에 이렇게 적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하지 아니한다. 우리의 부는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함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가 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그렇다! 민국이네는 할아버지들이 나라를 세울 때부터 일봉이네와는 다른 생각을 했다. 기본이 다르다. 그러니 일봉이네와 사이 좋게 지내야 한 다고 믿는 것은 망상이다. 일봉이네는 절대 변하지 않는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는 민국이네가 단호한 자세로 자주국방을 하고 경제 주권을 지키고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일봉이네가 평화적으로 변화 할 거라고 생각하지 말고 계획을 짜자. 우리 문화의 힘으로 세계의 평화를 이끌자.

제목

왜 일본은 한국을 정복하고 싶어 하는가

저자

하종문

출판

메디치미디어

 청구기호

DS910.2.J3 .하75 2020

 

대학 졸업식에서 미래에 희망으로 가득한 학생들에게 이렇게 조언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 ‘몇 년만 지나면 여러분은 자신의 직업을 싫어하게 될 것이며, 결혼생활에는 위기가 닥칠 겁니다. 자식 때문에 분노하게 될 것이고, 인생의 아픔과 혼란을 너무 많이 경험한 나머지 그걸 주제로 책을 쓰고 싶은 심정이 될지도 모릅니다.’

무거운 주제의 책이다. 카를로스 융의 정신분석학을 바탕으로 어떻게 중년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지 조언한다. 20대에 공부를 하고 30대에 바쁘게 생활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며 이제 중년이 되었다. 그런데, ‘당신은 당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나요?’라며 묻는다.

인생 전반부에 가장 중요한 목표는 자아 정체성을 만드는 것이다. 부모로부터 정신적으로 떨어져 자신이 원하는 삶을 개척해야 한다. 애정 관계도 더욱 성숙하게 이끌어야 한다. 하지만, 자아 정체성이 중년이 되면서 급격하게 허물어질 수 있다. 직업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일찍 은퇴를 하게 되기도 하고, 자신을 지지하고 지켜줄 거라고 믿었던 배우자의 냉대, 출세 욕구 상실 등 자신의 정체성 상실이 일어난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은 남을 탓 하는 것이다. 자신의 행복을 책임지는 동시에 타인 역시 배려해야 한다. 하지만 자신을 사랑하고 아껴주던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점차 실망하면서 사이가 벌어진다. 사랑에 빠져 결혼한 사람인데 이제 모든 신비감이 사라지니 타인보다 못 한 존재가 된다.

중년의 결혼생활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심리적 행복을 스스로 책임진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부부는 각자의 경험과 생각을 적극적으로 공유해야 하며, 과거의 상처나 미래의 기대를 이유로 상대를 비난해서는 안된다. 적극적으로 서로의 경험에 귀 기울이고 대화를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지금까지 보다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자식을 놔줘야 한다. 좋은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기 맘에 드는 상대와 결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또는 올바른 가치체계를 신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모는 자식에게 실망한다. 자식을 자신과 다른 길을 가는 독립된 인격이 아니라 자신의 연장으로 여길수록 실망의 정도는 더욱 커진다. 자식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스스로 개성화를 이루게 해주는 것이 부모가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큰 일이다. 그래야 자식도 자신의 아이에게 똑 같이 해줄 것이다.

개인은 혼자 사는 존재가 아니다. 관계를 전제로 행복은 존재한다. 개성화 과정은 고립이 아니라 더 강하고 폭넓은 집단과의 관계로 이어져야 한다. 자신의 경험과 인내력을 바탕으로 삶을 사랑하는 열정을 만들자. 꾸준한 운동으로 지치지 않는 체력을 만들자. 나와 나누는 대화를 통해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끊임없이 물어보라. 그리고 책 속에 길이 있다.

제목

내가 누군지도 모른채 마흔이 되었다

저자

제임스 홀리스

출판

더퀘스트

 청구기호

BF724.6 .H65 2018

 

인생은 비극인가 희극인가? 삶을 연극에 빗댄 유명한 말들이 있다. ‘삶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찰리 채플린) '인생은 연극이다. 희극을 연기하면 희극의 삶을 살게 되고, 비극을 연기하면 비극의 삶을 살게 된다.' (셰익스 피어) '세상은 느끼는 자에게 비극이지만, 생각하는 자에겐 희극이다.' (호레이스 월풀)

인생에 대한 이야기들의 공통점은 삶은 자신의 생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생각하게 하는 힘을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철학이다. 삶의 무대에서 퇴장하는 순간이 되어서야 비로서 자신의 실존을 외부의 시선으로 보게 된다. 자신의 삶에 대한 평가를 남들에게 맡길 것인가? 아니면 살아가면서 스스로 즐거운 삶을 살고 있다고 매일 느끼며 좋아할 것인가?

나는 ‘아이 좋아’ 라는 말을 매일 하고 싶다. 성을 포함한 감각의 쾌락, 맛있는 음식 앞에서 미각의 쾌락, 그리고 시각, 촉각, 후각, 청각의 쾌락을 향유하기 위해서는 매일 무엇인가를 소비하고 탐닉에 시간을 써야 한다. 하지만, 소비를 하고 나면 소멸 해 버리는 쾌락들이다.

다른 형태의 쾌락으로 사유와 성찰의 즐거움이 있다. 만져 지지도, 냄새가 나지도, 볼 수도 없는 쾌락이다. 살아온 삶을 반추하게 하는 회상의 쾌락, 고독과 사교 사이의 폭을 경험하게 해주는 독서와 대화의 쾌락, 육체와 영혼과 정신을 동시에 흔들어주는 웃음의 쾌락, 여유와 마음의 평정을 찾아 주는 명상의 쾌락, 다양한 만남과 여행을 통해 찾을 수 있는 유랑하는 존재의 쾌락 등도 있다. 찾아보면 끊임없이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 인생은 희극이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삶에는 고통과 염려가 끊임없이 생긴다. 고통 없는 삶이란 없다. 심지어 무인도에 떨어진 두 명도 각자 자신의 고통에 끊임 없이 몰두 하거나, 타인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행동을 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인생은 비극인가?

근본적으로 고통은 두 가지 방식으로 작용할 수 있다. 파괴적으로 그리고 생산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두가지는 결코 분리될 수 없다. 파괴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고통을 겪는 사람의 머릿속에서 세계가 부서지고 자아가 자취를 감추기 때문이다. 고통에 점령된 탓에 외부 세계를 느낄 수 없다. 고통을 생산적이라고 말 할 수 있는 것은 고통받는 사람이 자신의 내면의 상상력으로 세상을 새롭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술과 문화에서 세계적인 예술작품의 창조와 문화의 생성을 고통의 체험 덕으로 돌리는 경우가 있다. 고통에 의해 자극이 있는 삶이 예술작품과 삶에 유익하게 작용할 수 있다. 쾌락만이 있는 삶이라면 창조적인 과업을 수행할 수 있을까?

철학은 삶의 고통을 다스리고 즐거움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성찰의 기회를 준다. 철학은 고통 치료의 과정이 되며 삶을 예술로 만들 수 있게 돕는다.

제목

철학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

저자

빌헬름 슈미트

출판

책세상

 청구기호

BD431 .S36 2017

 

인공지능과 경쟁하는 시대가 되었다. 인공지능을 이길 수 없다. 알파고를 딱 한번 이긴 이세돌은 인공지능을 마지막으로 이긴 인간으로 기록될까? 아니면 인간이 인공지능을 이기기 위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야 할까?

유전자 강화와 나노 공학 등을 이용해서 인간의 능력을 강화하는게 가능하다. 인공망막을 장착해서 더 잘 보고, 보청기를 이식해서 더 잘 듣는 수준을 뛰어 넘어 유전자를 리프로그래밍 해서 질병과 노화를 늦출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단순한 결함 만을 고친 사람과 유전자 강화를 통해 사람의 역량까지 증강시킨 사람의 경계가 모호해질 것이다. 치료의학에서 증강 의학으로 옮겨가는 것에 불편한 감정이 드는가? 그렇다면 백신 주사를 맞고 전염 질환을 피해가는 인간도 이미 증강인간이라는 사실에 어떤 생각이 드는가?

장 자크 루소는 ‘인간은 개선의 여지가 있는 존재’라고 정의했다. 인간은 불완전하게 태어났으므로 교육과 훈련을 통해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가 된다. 하지만, 인간의 불완전성을 개선하는 기술이 있다면 어느 정도까지 그 기술을 연구해야 할까? 부상을 입거나 쇠약한 인간을 보조하는 기술의 연구는 사이보그와 같은 인간과 기계의 결합에 대한 연구로 이어진다. 이는 옳은 일인가? 신기술이 남용되어 일어날 사회변화를 정치적으로 제어할 수 있을까?

임신중 유전자 검사를 이용하면 다양한 질병을 가진 태아의 출산을 제한 할 수 있다. 유전자 검사 제도는 이미 많은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다. 다운증후군 등의 유전 질환 환자의 수는 급격하게 줄어들게 되었다. 유전자 검사와 진단 기술의 발달은 기형아로 태아 날 가능성이 있는 아이를 낳지 않는 “최악의 상황을 배제” 할 수 있게 되었다면, 착상 전 진단과 시험관 수정으로 최상의 수정란을 추려내는 “최상의 선택”도 가능하게 해 준다. 이런 기술이 정확하고 안전성이 향상되면 무슨 명분으로 부모들이 “예쁘면서 머리도 좋은 자식들”을 선호하는 현상을 막을 것인가?

인간이라는 종을 품종 개량하는 개념에 대해 거부감이 드는가? 아니면 개개인의 역량이나 재능을 강화 시키는 것에 불편함이 드는가? 공정한 경쟁, 인간성, 생명 존중에 대한 생각 때문인가? 당신은 스스로 테크노진보주의자인가 바이오 보수주의자인가?

인간이 늙지 않는다면 과연 좋을까? 죽음을 피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거나 인간과 기계와 융합하는 것은 인간성의 말살인가? 아니면 인간을 더 낳게 성장시키는 것인가? 인간의 문화는 죽음과 공동체의 삶을 통해 발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죽음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면 회화, 음악, 문학 등 그 어떤 예술도 가치를 잃는다. 우리가 각자 불멸의 존재로 자급자족 하게 된다면 여럿이 같이 살 필요가 없다.’ 

이 책은 유전자 혁명과 인공지능의 이식을 통해 인간이라는 종은 개량 되어야 하는가 우리에게 묻는다. 과학자 공학자라면 특히 인간을 인간답게 해주는 본질을 깨닫고 인간과 신 기술이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제목

로봇도 사랑을 할까

저자

로랑 알렉상드르, 장 미셸 베스니에

출판

갈라파고스

 청구기호

BD450 .A44 2018

 

드디어 찾았다. 누가 옆에 앉아서 차분히 ‘그렇게 글을 쓰면 돼, 아니 그렇게 쓰면 안되지. 그런 생각을 표현할 때는 이렇게 쓰는게 좋아. 글을 읽는 사람에게 그런 기분을 전달하고 싶어? 그렇다면 이런 글 쓰기 기술이 있어.’ 이렇게 좋은 글쓰기를 맞춤형으로 알려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적이 있을 것이다.

<소설의 수사학>이 있다면 바로 이 책이다. 소설가들은 우리가 독서를 하는 동안 특정한 세계관에 빠지도록 한다거나, 주인공이 겪고 있는 기쁨과 고통을 잠시 체험하도록 만든다. 이런 시도가 성공하면 우리는 허구적 사실이라도 깊이 빠져들게 된다. 작가의 예술적 시도가 성공하고, 또 매우 효과적이라면 그 책은 베스트셀러가 된다. 너도 나도 상상에 빠졌다가 헤엄쳐 나오면 그 기분을 남들에게도 겪게 해 주고 싶어서 그 작가의 책 읽기를 추천하게 된다.

영화에 대해서는 많은 제작 지침서들이 있다. 도입부는 이렇게 해라, 주인공은 화면에 어느 쪽에 세우고 시선 처리는 이렇게 해라. 그림자의 방향과 화면의 밝고 어두운 부분을 이렇게 처리하면 선과 악을 대비해서 보여줄 수 있다. 의상에 따라 등장인물의 생각을 엿보게 할 수 있다 등등

하지만 소설은 작가마다 글쓰기의 개성이 뚜렷하고 스토리의 서사를 위한 장치들이 텍스트 안에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다. 데이비드 로지의 <소설의 기교>는 글쓰기 매뉴얼과 같다. 텍스트 안에 작가가 의도적으로 어떤 장치를 해 놓았는지 매뉴얼처럼 분해 해서 하나씩 설명을 해 준다.

소설이 완성되는 과정을 거꾸로 체계화를 해 놓았다. 이야기를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해서 어떤 방법들을 사용해 인물들을 소개하고, 그들의 상호관계를 통해 긴장과 서스펜스를 조성하고, 그리고 어디쯤에서 이야기를 마무리 할 것인지, 소설 쓰기의 전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았다. 다양한 명작들에 사용된 글쓰기 기술들을 소개 한다. 등장인물의 묘사가 독자들에게 어떤 느낌을 주는지, 장소에 대한 묘사는, 시간의 이동과 날씨에 대한 묘사가 독자들에게 주는 느낌은 무엇인지? 제 삼자의 입장에서 묘사하는 글과 주인공의 독백은 어떻게 다른지 등등

이 책을 읽으면서 꼭 우리 학생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좋은 글들은 공통점이 있다. 독자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명확하고 글 읽는 사람에게 친절하다. 하지만, 도입부에 내용을 전부 던져 놓지 않은 채 글을 끝까지 읽게 하는 매력이 있다.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은 채 읽다 보면 전달하려는 글쓰기의 빈틈 없음에 감탄하게 된다. 과학을 위한 글쓰기도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좋은 글들은 하나 하나가 다르고 독창적이다. 하지만, 좋은 글쓰기에는 공통점이 있다. 

제목

소설의 기교

저자

데이비드 로지

출판

역락

 청구기호

PR826 .L63 2010

 

내가 싫어하는 말이 있다. ‘사랑을 책으로 배웠습니다. 농구를 책으로 배웠습니다.’ 농구를 좋아하고 또 책 읽기를 좋아하는 나로서 도저히 용납이 안되는 것이다. 부딪치고, 넘어지고, 깨지고, 채이고 해야 배우는 게 사랑과 농구다. 그래서 나는 농구 책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필 잭슨 감독의 “일레븐 링즈”는 농구 책이 아니라 철학 책이다. 단지 저자가 농구 감독 일 뿐이다. 필 잭슨 감독은 시카고 불스와 함께 6번의 우승을 했고, LA 레이커스를 이끌고 5번의 우승을 했다. 또, 그는 뉴욕 닉스의 주축 선수로서 1970년과 1973년 두 번 우승을 했다. 그런 그의 대학 전공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대학에서 심리학과 종교 철학을 전공 했다. 특히, 동서양의 영적 접근에 관한 공부를 했다고 한다. 놀랍지 않은가? 그래서 그런지 그의 감독으로서의 철학은 부처의 그것과 닮은 면이 많이 있다. ‘전술은 우승을 만들지만 철학은 왕조를 만든다. <필 잭슨>’ 그래서 그는 스스로 철학자가 되고자 했다.

혹자는 필 잭슨 감독의 위대한 업적을 폄하하기도 한다. 그가 불스 감독을 할 때, 조던과 피펜, 그리고, 로드맨이 있었다. 레이커스를 우승으로 이끌 때는 코비와 샤킬오닐이 함께 했다. 그래서, 우승을 그렇게 자주 했다고 치부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개성이 강하고, 함께 어울리기 힘든 선수들과 같이 11차례나 우승을 했다면 그에게는 특별한 무엇이 있었을까?

그의 성공의 핵심은 팀 내에 자율이라는 유대감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의 원칙은 선수들이 해주었으면 하는 일들을 위에서 일일이 지시하기보다는 팀 구성원들에게 자유를 주어 팀의 조직력에 자신을 맞추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내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의 믿음을 잘 표현한 문구가 있다.

'가장 뛰어난 조각가는 가장 조금 깎아낸다. <노자> 색소폰을 연주하려 하지 말라. 색소폰이 당신을 연주하게 하라. <찰리 파커>'

새겨 볼 만한 말이다. 좋은 학생들로 구성된 연구팀을 이끌면서 빨리 연구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조바심을 내는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구성원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하고 스스로 성장 동기를 만드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면 조직의 문화와 구성원의 역할이 마치 진화하는 것처럼 변한다. 리더가 권위를 내려놓고 조직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리더로서 역할을 한다면 감시가 없는 자율 조직이 된다. 구성원들은 자신의 성장과 행복을 추구하고 그 결과 조직은 어떤 외부 충격에도 견딜 수 있는 건강한 조직으로 변화한다.

필 잭슨 감독이 가장 좋아하는 말이라고 한다. ‘무슨 일이든 혼신의 힘을 다해서 하면, 그대 속의 환희의 강이 흐르는 걸 느끼게 된다. <무하마드 루미>’

농구장에서 포바 학생들과 같이 땀을 흘리며 훈련할 때 나 또한 비슷한 것을 느낀다. 농구장을 몇 시간 동안 뛰며 훈련을 하다가 어떤 임계 점을 넘기면, 몸 속에서 더 이상 힘을 짜내지 않아도 그 느낌이 온다. 환희의 강이 흐르는 것을 느낀다. 물론, 나는 생물을 공부해서 이게 고강도 유산소 운동을 하면 뇌에서 엔도르핀을 분비하는 보상 회로가 작동하여 호르몬이 행복감을 주는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자 또 뛰어 보자. 엔도르핀 주사를 맞으러

제목

( 잭슨의) 일레븐 링즈

저자

필 잭슨, 휴 델레한티

출판

한스미디어

 청구기호

GV884.J32 .A3 2014

 

일본 국민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40%를 조금 넘는 정도에 머물고 있고, 인터넷 뱅킹 이용률은 3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신문사 매출의 70%가 종이신문에서 나온다. 관공서 및 가정에서는 도장과 팩시밀리를 사용하고 있다.

행정, 의료, 교육 등 공공분야에서 한국이 완벽하게 일본을 앞서고 있다. 일본인들도 이미 한국이 일본보다 선진사회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자존심 때문에 선뜻 앞선 한국의 제도를 따라하지 못 한다. 코로나 사태에서 일본의 공공의료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으며 우리 나라와 행정시스템의 정보화 격차가 크게 있다는 것도 일본 국민들 대다수가 알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친일파들은 자신을 지일파라고 생각하며 ‘내불남로’를 하고 있다. 일본의 제도 및 정치에 대해 일본인들이 스스로 내린 평가 보다 더 후한 평가를 한다. 전형적인 ‘내가 하면 불륜이고 남이 하면 로맨스이다.’ 오랫동안 일본의 경제 시스템과 국민들의 근면성, 성실성에 대해 매료되어 일본은 선진국이고 우리는 따라야 한다고 착각하고 있다. 일본의 비대한 국가 채무와 재정 적자, 공공분야의 경쟁력 약화, 그에 따른 일본국민들의 체념과 빈부격차에 따른 현실 적응에 대해서는 몰라라 한다. 한국은 일본 모델을 따르면 안된다.

일본에서 30년간 사업을 하고 일본정부의 공무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는 저자가 집필한 책이다. 한국이 일본을 이길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 했다.

일본 기업의 문화는 긍정적 규칙으로 움직인다. 그냥 들으면 긍정적인게 좋게 들린다. 하지만 긍정적 규칙이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한 뒤, 그 외에는 절대 하지 않는 것이다. 한마디로 융통성이 없다. 반면에 부정적 규칙이란 해서는 안 되는 것을 정해 그것을 지키고, 나머지는 자유롭게 한다. 일본 기업의 긍정적 규칙 문화 때문에 일본 기업에서 오랫동안 일한 외국인들은 앞으로 계속 이런 식으로 흘러가면 수년 안에 일본이 망할 것이라고 얘기 한다.

일본인들은 스스로 일본은 망하지 않으면 변하지 않는다고 역사를 통해 알고 있다. 외국 군함이 나타나 굴욕적인 외교로 막부가 망하게 되고 ‘메이지 유신’을 이뤄 냈으며, 국토가 초토화 되었던 ‘태평양 전쟁’이후 일본은 크게 변화하였다.

망국 테크를 타고 있는 일본의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그동안 한국이 일본을 배우면서 성장해왔다는 사실을 전제로 아직도 무조건 선진국 일본을 배워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며 일본 편향주의적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 때문에 일본의 현실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지난 해 아베 정부의 소재 부품 수출제한 정책으로 제 발등찍기, 그리고 올 해의 코로나 사태에 대한 일본의 대응을 지켜보며 많은 사람들이 일본의 현실을 좀 더 이해하게 되었다.

‘일본은 옳고 한국은 그르다’는 표현도 ‘한국은 옳고 일본은 그르다’는 표현도 맞지 않다. 우리에겐 반면교사가 있다. 자신감을 갖고 일본을 극복하고 세계인들이 부러워할만한 선진국을 만들자.

제목

일본 관찰 30년

저자

염종순

출판

토네이도

 청구기호

HC462 .염75 2020

 

여행기 <부칠 짐은 없습니다>는 자유롭게 여행을 하기 위해 2.5킬로 정도되는 스무 가지의 물건을 챙겨 매일 같은 티셔츠를 입은 채 200일간 여행을 한 사람의 이야기이다. 책을 읽으면서 더 즐겁고, 더 자유롭고, 더 가치 있는 여행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 해 보았다.

유명한 여행지에 남들이 추천한 같은 장소에서 같은 배경의 사진을 찍고 남들이 맛집이라고 인정하는 곳에 가서 같은 음식을 먹고 비슷한 내용의 후기를 페북과 인스타에 올리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어쩌면 우리는 같은 모양의 아파트에 살며 같은 차를 타고 같은 브랜드의 옷을 입고 직장에 출근해서 같은 일과를 보내고 같은 시간에 퇴근해서 같은 넷플릭스 프로를 보고 같은 시간에 잠드는 일상을 보내고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같은 장소에 여행을 가서 비슷한 여행을 하는 것은 뭐가 이상할까? 여행을 가기 위해 오랫동안 계획하면서 전투적으로 스케줄을 짜서 방문해야 할 장소와 맛 봐야 할 곳 등에 집착하지는 않았을까?

자유롭게 움직이고 남과는 다른 경험을 하기 위해 여행을 계획한다면 참고할 만한 이야기이다. 매일 같은 옷을 입고 여행을 하면서 가벼운 짐을 들고 다니면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산책하듯 가볍게 다닐 수 있을 듯 하다. 유명한 관광지 보다는 동네 헌책방에 들려 주인 아저씨와 대화를 나누고 동네 공원에서 편하게 쉬듯이 돌아다니다가 들어와 편히 잠들 수 있다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이 있다. 느리고 편한 여행 같은 삶을 살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여행을 위한 미니멀리즘이 아니라, 평소 생활에 짐을 많이 줄인다면, 걱정도 문제도 많이 줄어들지 않을까? 여행기 인줄 알고 집어든 책인데 인생 지침서이다.

여행에 들고 간 물건들이다. 스마트폰, 충전기, 이어폰, 손톱깎이, 빨래할 동안이나 잠 잘 때 입을 티셔츠 하나와 얇은 바지 하나, 여분의 속옷과 모자 하나, 칫솔과 비누와 샴푸, 선글라스와 동전 지갑, 로션 하나, 여권과 어깨에 매는 작은 가방 하나

제목

부칠 짐은 없습니다

저자

주오일여행자

출판

꿈의지도

 청구기호

G465 .주65 2019

 

운동을 좋아하는 나는 운동을 위한 책인 줄 알고 집어 들었다. <의미 있는 삶을 위한 달리기 안내서 The runner’s guide to the meaning of life>를 다 읽고 나니 운동을 위한 책이 아니라 행복한 삶을 위한 철학 책 인걸 깨달았다..

달리는 동안 사람들은 철학자가 된다. 더 낙관적으로 인생을 바라보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되 돌아보기도 하고, 달리기를 하고 나면 어떤 해결책을 선택할 것인지 선명하게 기억할 수 있다.

겉보기에는 달리기가 육체적인 운동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장 사색적인 운동이라고 한다. 속도를 조금 늦추고 주의를 기울이면, 우리 몸 안에서 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달리기를 하는 동안 의식에 흐르는 생각들이 정리되고 차분한 맘을 얻게 된다.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매일 달리기를 하며 생각을 정리하고 글쓰기를 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고 한다.

인간은 달리도록 만들어졌다. 운동장에서 노는 아이들을 보면 즐겁게 뛰어다닌다. 그러다 지치면 잠시 쉬면서 기력을 회복한다. 달리고 쉬고, 달리고 쉬기를 반복한다. 우리 몸의 유전자는 이런 방식으로 행동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 수백만 년 전부터 해온 방식이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에는 달리기가 필요하다.

달리기를 하면 할수록, 더 달리고 싶어진다. 매일 달리기를 하면 더 절제되고 변화한 삶을 살게 된다. 무릎과 발바닥에 온몸의 무게가 느껴지니 먹는 것과 앉아 있고 누워있는 것을 의식하게 된다.

달리기를 할수록 점점 더 달리기가 좋아진다. 달리기를 하면 할수록, 내 자신이 삶의 진정한 목표를 향하고 있다는 확신이 든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거리다. 방황하더라도 올바를 방향을 찾아 꾸준히 달리고 있다면 행복한 삶이다.

더운 여름날 고생스럽게 달리기를 하고 땀을 흘리며 집에 들어오면 몸 안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음을 느낀다. 특히 오르막 오르는게 재미있다. 젊었을 때는 집사람이 왜 그렇게 고생스러운 걸 하냐고 얘기하곤 했다. 하지만 매일 저녁 뛰어나가 신나게 달리기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농구장을 뛰어 다니다 오면 주체할 수 없는 행복감을 느낀다. 매일 행복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니 이제 집사람도 운동 하는 것에 대해 뭐라 하진 않는다. 다만 아이들도 같이 데리고 나가서 뛰고 오라고 한다.

제목

달리기가 가르쳐 준 15가지 삶의 즐거움

저자

앰비 버풋

출판

궁리

 청구기호

GV1061 .B792 2003

 

굉장히 재미있는 소설을 찾았다. 미스터리 스릴러 <마당이 있는 집>은 김진영 작가의 데뷔작이다. 작가는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를 졸업 했다고 하는데, 소설을 읽어보면 잘 만들어진 추리 영화를 한 편 보는 듯 하다. 줄거리의 서사뿐 아니라 장소에 대한 설정과 주인공의 심리 묘사가 뛰어나다. 영화화 된다면 꼭 보러 가고 싶다. 앞으로 나올 신작이 기대된다.

김진영 작가의 책을 읽으면서 미국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추리 소설을 생각하게 되었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빅픽처>를 읽은 이후 그의 소설을 좋아하게 되었다. 전세계를 여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스케일이 큰 추리 소설을 쓰는 그의 작품은 굉장히 잘 읽힌다. 스토리의 진행도 빠르고 독자로서 책을 들면 놓지 못 하도록 글을 잘 쓴다. 500페이지 정도 되는 책인데 한번 읽기 시작하면 놓지 못하고 끝까지 읽도록 썼다면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재미 있는 책을 읽고 싶은 분은 더글라스 케네디의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이번 장만 보고 화장실에 가야지 하면서 책장을 넘기다 보면 4시간째 오줌을 참고 책을 보고 있을 수 있다.

<마당이 있는 집>은 오랜 만에 읽은 잘 만들어진 재미있는 국내 소설이다. 한글로 잘 쓰여진 소설을 보면 반가운 마음이 든다. 미국 작가의 책은 아무래도 번역판을 보기 때문에 역자가 번역한 글 중 몰입을 방해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전적으로 역자의 실수라기 보다는, 영미권에서 쓰는 표현과 서사가 우리 나라 정서와는 다른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작가의 소설이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우리의 영화, 시나리오, 음악, 영상 등이 꾸준히 발전해서 <기생충> 같은 세계적인 작품이 계속 나오면 정말 좋겠다.

독후감을 쓰면서 등장인물은 누가 나오는지, 내용은 어떤 것인지, 정작 책 내용에 대해선 한 마디도 쓰지 않았다. 스포일러를 좋아하지 않는다. 알고 보면 재미가 반감된다. 직접 보시길 권한다.

제목

마당이 있는 집

저자

김진영

출판

엘릭시르

 청구기호

PL959.65.김78 .마22 2018

 

스웨덴을 ‘라곰’과 ‘피카’의 나라라고 한다. ‘라곰’은 적당한 알맞은, 균형이 맞는 등을 뜻하는 스웨덴 말이다. 스웨덴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준다. ‘피카’는 커피를 말하는 스웨덴 말로서 일을 멈추고 다 함께 앉아서 쉬며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삶을 추구한다는 뜻이다. 치열한 경쟁과 교육열 때문에 국민 모두가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우리가 배울 점이 있다. 남과 비교하지 않으면 우리는 언제나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더 많이 갖고 소박한 삶에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소박하지만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스웨덴인들에게 배울 점이 많다. 경쟁이 치열한 한국 사회에는 스웨덴 식 삶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모르겠다. 스스로의 삶이 행복하다고 느끼려면 더 많이 가지는 것 보다 욕심을 덜 부리는게 필요하지 않을까?

스웨덴 국민들은 소박하고 평범한 삶을 추구하도록 교육받았고 그를 받아들이고 있다. 국회의원이나 정치인에게도 높은 기준의 소박하고 평범한 삶을 강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인기있는 직업이 아니다. 대신 이를 의무로 받아들이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스웨덴은 어떻게 원하는 삶을 사는가>는 다양한 스웨덴인들의 목소리로 스웨덴의 현실에 대해 들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스웨덴은 누구나 생각하는 선진국이며 복지국가이다. 높은 수준의 남녀평등을 이룬 국가이다. 많은 스웨덴인들은 그들의 삶이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국가 제도는 공정하다고 평가한다. 스웨덴의 복지 정책을 많은 나라가 따르고 있다. 다양한 남녀평등 문화 그리고, 가족을 위한 출산 및 육아휴직 정책으로 인해 선진국이면서도 높은 출산율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의 복지 정책은 확대와 축소를 반복한다. 정치제도는 재정의 확대와 축소 사이클을 반복한다. 어느 한쪽의 정책도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한 가지 정책을 경험한 국민들은 선거에서 다른 정책을 가진 정당을 지지하고 이 사이클은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현재 스웨덴은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특히, 외국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것이 인구가 적은 국가로서 발전을 위한 선택이 될지, 아니면 사회 통합을 해치게 될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여전히, 스웨덴인들은 금발을 선호하고 ‘검은 머리’라는 말이 욕으로 들리는 문화 속에 갇혀있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많은 선진국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스웨덴은 집단 면역을 실험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코로나 바이러스 사망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노년층의 사망률은 기록적이다. 젊은 정치인들의 무책임한 정책으로 요양시설에서 거주하는 노년층이 집단으로 희생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의 2차 웨이브가 온다면 면역을 갖춘 인구가 많아 유리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스웨덴의 집단 면역 실험이 성공일지 실패일지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우리는 더 선진국이며 비교 우위의 의료복지 체계를 갖추고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는지, 우리 국민임을 자랑스럽게 느끼는지, 우리 사회가 안전하고 공정하다고 느끼는지 물어봐야 한다. 북유럽의 삶에 대한 로망이 있다면 국민으로서의 ‘선택과 책임’이 중요하다.

제목

스웨덴은 어떻게 원하는 삶을 사는가

저자

라르스 다니엘손, 박현정

출판

한빛비즈

 청구기호

DL639 .D3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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