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조선)
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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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엔젤라 첸 |
분야 |
사회/정치 |
출판 |
현암사 (23.06) |
청구기호 |
<책 소개>
‘없음’은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주는가?
성적 끌림이 없는 사람들이 말하는 사랑과 관계!
무성애(asexuality): 성적 끌림을 아예 혹은 거의 느끼지 않거나 성생활에 관심이 없거나 낮은 성적 지향
영화, 드라마, 소설 속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너를 사랑해서 너를 욕망해.” 사회에서 사랑의 정의와 연애 단계를 학습한 많은 사람들은 로맨틱한 사랑에는 당연히 성적 욕구가 동반된다고 생각하고, 연애를 할 때면 스킨십 단계를 밟아 섹스에 도달할 거라고 기대한다. 그런데 이런 사랑의 공식이 누구에게나 들어맞을까?
무성애는 성적 끌림을 느끼지 않는 성적 지향이다. 무성애자들은 사랑과 섹스를 조금 다른 방식으로 바라본다. 이들에 따르면 로맨틱한 감정이 있어도 섹스를 원하지 않을 수 있다. 섹스는 연인 관계에서 꼭 도달해야 할 목표나 둘이서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행위가 아니다. 성적 끌림이 부족하다고 해서 아프거나 이상한 것도 아니고, 상대를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앤절라 첸은 다양한 무성애자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섹스에 완벽한 거부감을 느끼는 루시드, 기독교 사회에서 성장한 백인 남성인 헌터, 아시아인이자 트랜스 여성인 설리나, 장애를 지니고 있는 카라 등 모두 다른 삶을 살아온 만큼이나 무성애자들의 세계 또한 제각각이다. 무성애의 여러 세계를 들여다본다면 사랑과 섹스를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될 것이다.
“나는 나한테 리비도가 없는 줄도 몰랐다.”
열네 살에 인터넷에서 무성애라는 말을 처음 접한 첸은 무성애가 자신의 삶과 무관하다고 여기고 넘겨버렸다. ‘성적 끌림을 경험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말을 ‘섹스를 싫어하는 사람’으로 오해했기 때문이다. 10년 뒤 첸은 무성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끝나버린 연애에 대해 친구와 대화하다가 자신이 친구가 말하는 ‘성적 끌림’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이후 첸은 무성애의 여러 세계를 깊이 탐구하며 그 세계의 지도를 만들어보기로 했고, 무성애자 100여 명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친구들에게 ‘핫하다’ 같은 말은 제인이 묘사한 유형의 육체적 끌림을 가리켰다. 내게 ‘핫하다’는 빼어난 골격에 감탄하는 표현이었다. 친구들의 성적 접촉은 보통 리비도에서 비롯되었다. 나는 나한테 리비도가 없는 줄도 몰랐다. _24쪽
첸이 만난 무성애자들은 모두 다른 이유로 혼란을 겪고 억압을 받아왔다. 흑인들은 성욕이 많을 것이라고 여겨지기에 흑인 무성애자의 존재는 지워지고, 아시아인 여성은 성욕이 없다고 간주되기에 아시아인 여성 무성애자는 무성애 정체화가 인종적 편견을 강화하지 않을지 우려한다. 장애인 커뮤니티는 장애인에게 성욕이 없다는 편견과 싸우고 무성애 커뮤니티는 무성애는 병이라는 편견과 싸우기 때문에, 장애인 무성애자의 존재는 양쪽 모두에게서 배척당한다. 첸은 이 책에서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무성애자를 향한 억압을 다각도에서 살펴본다.
<출판사 서평>
사회에는 성적 욕망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며, 낭만적인 사랑의 뿌리에는 성(性)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보편적으로 퍼져 있다. 저자가 ‘강제적 섹슈얼리티’라고 부르는 이런 사회 규범은 무성애자뿐만 아니라 유성애자에게도 억압으로 작용한다. 정서적 친밀감과 흥분 같은 여러 감정들을 혼동해 혼란에 빠지기도 하고, 낮은 성욕은 병이라는 생각에 성욕 증진 치료를 시도하기도 한다. 섹스는 좋은 것이라는 사회적 믿음은 성관계에 대한 진정한 동의가 이루어지지 못하게 가로막고, 섹스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 폭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무성애는 섹스와 사랑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함으로써 강제적 섹슈얼리티를 해체한다. 헌터는 결혼 후 섹스가 좋아지지 않아 계속 혼란에 빠져 있던 중 무성애를 알게 되어 평안을 찾고 아내와 함께 더 나은 관계를 만들어가기로 했다. 리와 테일러는 연인과 다르고 일반적인 친구보다는 깊은 퀴어플라토닉 파트너라는 새로운 관계를 시도하며 연인과 친구 사이의 우열과 경계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무성애 커뮤니티는 동의 문제를 허락과 거절로 단순히 보지 않고, 열성적인 동의, 못할 건 없다는 동의, 내키지 않는 동의, 강압에 의한 동의로 세분화해서 구분함으로써 진정한 동의를 추구한다. 이처럼 무성애 해방 운동은 성과 로맨스를 둘러싼 규범을 거부하고 새롭게 고찰함으로써 무성애자가 아닌 이들까지 자유를 찾도록 한다.
『에이스』는 무성애를 둘러싼 오해와 억압에 대해 이야기하며 사회의 성 규범에 대해 고민하는 책이다. 첸은 무성애를 알고 나서 자신의 삶과 세상을 새로운 방식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무성애자의 이야기는 무성애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책은 상호 이해로 통하는 하나의 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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