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공격 (경향)

2023-03-0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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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공격’이란 특정 집단(유색인, 여성, 성소수자 등) 구성원이라는 이유로 개인들을 향해 적대감, 경멸, 반감 등 모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상적이고 단편적인 발언 또는 행동을 말한다. 짧은 시간 안에, 그러나 흔히 일어나는 이러한 공격은 언뜻 무해하거나 순수해 보여도 오랜 시간 공격 대상에게 상처로 누적되어 그들의 정신적 에너지를 떨어뜨리고, 자아존중감을 낮추며,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제목

미세공격: 삶을 무너뜨리는 일상의 편견과 차별

저자

데럴드 윙 수, 리사 베스 스패니어만

분야

사회/정치

출판

다봄교육 (22.11)

 청구기호

BF575.A3 .S84 2022

 

<책 소개>


소수자를 향한 은밀하고 교묘한 편견과 차별,
더는 보이지 않는다며 눈감을 수 없다.

미세공격의 원인에서 해법까지
최고 권위자가 최신으로 정리한 ‘미세공격’ 이론의 결정체를
국내 최초 번역본으로 만나다

‘미세공격’이란 특정 집단(유색인, 여성, 성소수자 등) 구성원이라는 이유로 개인들을 향해 적대감, 경멸, 반감 등 모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상적이고 단편적인 발언 또는 행동을 말한다. 짧은 시간 안에, 그러나 흔히 일어나는 이러한 공격은 언뜻 무해하거나 순수해 보여도 오랜 시간 공격 대상에게 상처로 누적되어 그들의 정신적 에너지를 떨어뜨리고, 자아존중감을 낮추며,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이 책은 미세공격에 관한 최신의 질적, 양적 연구 결과를 검토하고 이를 통합해 미세공격이 무엇이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명쾌하게 설명한다. 조직적이고 사회적인 맥락에서 이루어지는 ‘거대공격’을 미세공격과 대비함으로써 미세공격의 실체를 더욱 명확하게 드러낸다. 미세공격의 가해자는 누구이며 이들은 왜 미세공격을 저지르는지, 미세공격의 대상은 어떤 피해를 얼마나 입는지 등 가해자와 피해자에게 미세공격이 끼치는 영향을 신선한 사례와 검증된 연구 결과를 가지고 밝힌다. 일상에서뿐만 아니라 교육 현장과 상담 및 치료 장소에서 만나는 미세공격을 분석해 심리학, 교육학, 사회복지학 등 관련 분야 연구자 및 실무자에게 유용한 팁을 제공한다. 더불어 미세공격과 거대공격 모두에 대응할 전략(미세개입)을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실용적 역할 또한 다하고 있다.

 

<출판사 서평>


ㆍ ‘미세’는 작다거나 무해하다는 뜻이 아니다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상 속 편견과 차별이 미세공격

#사례 1
면접관인 부사장은 면접을 보러 온 캐슬린을 “캐시”라고 불렀다. 캐슬린이 불쾌감을 꾹 누르고 회사의 채용 기준이 무엇이냐고 묻자, 부사장은 “일자리를 왜 그렇게 원하죠? 당신 같으면 언제든지 좋은 남자를 만날 수 있을 텐데요.”라고 농담조로 답했다. 캐슬린의 굳은 표정을 보고 부사장은 정색하며 말했다. “그 자리에 걸맞은 자격을 가장 잘 갖춘 사람이 뽑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캐슬린은 불쾌했고, 자신이 채용되지 않으리라고 느꼈다.

#사례 2
늦은 시간, 호텔 지하주차장에서 자말[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엘리베이터에 탔다. 뒤이어 로비층에서 아주 잘 차려입은 백인 여자가 탔다. 엘리베이터가 출발하고 나서 자말을 본 그녀는 곧바로 들고 있던 지갑을 움켜쥐고 목걸이를 손으로 가렸다. 미안함을 느낀 자말이 그녀에게 가볍게 인사를 건네고 미소를 지었지만, 그녀는 경계를 풀지 않았다.

#사례 3
남성 이성애자 상담사에게 정신 건강 상담을 받으면서 제시[레즈비언]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성적지향을 밝히게 되었다. 그녀는 자신이 “여성에게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자 상담사는 별로 놀랍지 않다면서 “개에게 매력을 느끼는” 고객도 있었다고 말했다.

《미세공격: 삶을 무너뜨리는 일상의 편견과 차별》에 소개된 사례(가명 사용)다. 차례로 성차별, 인종차별, 성적지향차별이 이루어진 상황을 그리고 있는데, 공통점은 1) 일상에서 흔히 마주치는 일이라는 것, 2) 무례를 범한 사람은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또 상대방이 그로 인해 상처를 입었는지 모른다는 것, 3) ‘정상’이라고 스스로 그리고 사회가 평가하는 다수가 그 반대의 소수에게 행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 ‘(공격하려는) 의도가 없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소수집단을 향한 무시와 모욕’. 이것을 칭하는 용어가 ‘미세공격microaggression’이다. ‘미세micro’는 작다거나 무해하다는 뜻이 아니라 그 공격 행위가 개인과 개인 사이, 즉 미시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진다는 뜻이며, ‘공격aggression’은 의도의 유무와 관계없이 타인을 배제하거나 타인의 평판을 훼손함으로써 상대방에 위해를 가하는 간접 공격을 뜻한다.
미세공격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정신과 의사이자 하버드대학교 교수인 체스터 미들브룩 피어스Chester Middlebrook Pierce가 미국인 흑인을 다룬 연구에서 “미묘하고 의외이며 종종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비언어 교류로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일”이라고 정의한 것으로 등장했다. 이 개념이 처음 제안되었을 때는 인종차별 미세공격에만 초점이 맞추어졌지만 이제는 사회의 여러 소외집단(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종교적 소수자, 빈곤층)과 다양한 상황(교실, 공공장소, 직장)에도 적용되고 있다. 미세공격 이론은 심리학, 교육, 법, 의료, 공공정책 등 여러 전문 분야에서 다루어지고 있으며, 인쇄 매체, 텔레비전, 라디오 등의 주류 담론은 물론 블로그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에서도 중요한 쟁점이 되었다. 2017년에는 메리엄웹스터 영어사전에도 ‘미세공격’이라는 단어가 등재되었을 만큼, 이 용어는 미국 영어의 공식적인 어휘가 되었다.

ㆍ 최고의 권위자가 최신으로 정리한 ‘미세공격’ 이론의 결정체

미묘하고 은밀하게 이루어지기에 그것이 공격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힘든 무례한 메시지들을 미세공격이라 정의하고 그에 대해 치밀하게 파고들어 깊이 있게 연구한 저자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중국 이민자 부부의 아들로 태어난 데럴드 윙 수Derald Wing Sue(대표 저자)는 어린 시절 동양인이라서 놀림을 받던 기억을 인간 행동에 대한 관심과 열정으로 승화해 다문화 연구 분야의 가장 중요한 학자 중 한 사람으로 우뚝 섰다. 그는 동생 스탠리 수와 함께 아시아계 미국인 심리학회를 창립했으며, 다문화 상담과 다양성 훈련 분야에서의 공적으로 소수민족심리학회의 멘토링ㆍ리더십상을 비롯한 수많은 상을 받았다. 2007년에 발표한 논문 “일상에서 일어나는 인종차별 미세공격: 임상실무에서의 함의Racial Microaggressions in Everyday Life: Implications for Clinical Practice“는 6900회 이상 인용되었고, 이 책의 초판인 《미세공격: 인종, 성별, 성적지향Microaggressions in Everyday Life: Race, Gender and Sexual Orientation》(2010)의 출판 이후 이 주제에 관한 학술지 논문과 관련 서적이 2만 편 넘게 출판되었다.
데럴드 윙 수는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이어진 수많은 조사연구, 개념/분석 모형, 사례 연구, 구술 자료, 사설 및 칼럼 등을 반영하여 2판 Microaggressions in Everyday Life을 2020년에 출간하였는데, ‘다봄’이 이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번역해 이번에 내놓은 것이 《미세공격: 삶을 무너뜨리는 일상의 편견과 차별》이다. 번역은 굴지의 인문ㆍ사회과학서 전문 번역가 김보영이 맡았다. 초판을 바탕으로 하되 전면 개정, 업데이트한 2판에서는 다양한 소외집단과 여러 환경에서 나타나는 미세공격의 표출 형태와 작동 방식, 영향에 관한 최근의 연구 결과와 학계에서 현재 주목하는 바를 분석한다. 2판에서 주목할 점은 리사 베스 스패니어만Lisa Beth Spanierman의 합류다. 스패니어만 박사는 인종차별이 미국의 백인에게 부과하는 심리사회적 비용과 미세공격이 피해자에게 끼치는 유해성, 인종 정의를 지지하는 백인 협력자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전문가다. 개정판에서 그녀의 전문성은 신선하고 사회 변화에 발맞춘 시각을 제공했으며, 새롭고 중요한 주제를 도입하고 미세공격 연구를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게 해주었다. 저자들은 인종차별, 성차별, 젠더리즘, 이성애주의, 계급차별, 장애인차별 등 각종 형태의 억압에 더하여 트랜스젠더 및 젠더퀴어에 대한 미세공격, 종교적 미세공격, 계급주의 미세공격, 상호교차적 미세공격 등 새롭게 등장한 형태들까지도 책 안에 담았다.

ㆍ 유기적인 구성과 사례 중심의 기술로 현실에서 유용한 대안 이론서

《미세공격: 삶을 무너뜨리는 일상의 편견과 차별》은 4부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미세공격의 심리와 작동 원리〉는 미세공격 이론의 개념적 틀을 제공하고, 여러 소외집단 구성원들에게 가해지는 미세공격의 표출 형태와 작동 원리, 영향을 설명한다. 2부 〈피해자와 가해자에게 미세공격이 끼치는 영향〉은 미세공격 피해자의 내적 투쟁 및 그들의 신체와 정신의 안녕에 일어나는 피해를 이해하기 위한 모델을 제공한다. 미세공격 가해자와 미세공격이 그들에게 끼치는 영향을 분석한 6장은 지금까지 피해자 중심의 연구에만 머물렀던 미세공격 연구를 가해자에게로 넓히며 연구의 질과 폭이 한 단계 더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3부 〈실천: 조사연구, 교육, 상담〉은 세 가지 상이한 관점에서 미세공격을 논의하는 세 장으로 구성된다. 7장은 미세공격에 관한 조사연구는 무엇을 밝혔으며, 미세공격 연구에 어떤 연구 방법이 사용될 수 있는지를, 8장은 교육자가 미세공격 문제를 다루거나 가르치는 일을 어떻게 인식해야 하는지를, 9장은 정신 건강 전문가가 다양한 문화 배경을 지닌 내담자를 상대할 때 미세공격과 관련하여 개인적으로 각성하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지를 다룬다. 한 장으로 이루어진 4부 〈미세공격과 거대공격을 무장해제하기〉는 피해자, 협력자, 방관자가 미세공격을 무장해제하거나 무력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직접적으로 제시한다.
이렇듯 책은 미세공격의 개념부터 작동 원리, 대응 방법까지 열 개의 주제를 체계적이고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미세공격을 입체적으로 통찰할 수 있게 구성했다. 또한 각 장을 관련 사례로 시작함으로써 독자들이 미세공격이 이루어지는 상황과 분위기, 가해자와 피해자의 심리까지 구체적으로 접하고 공감하게 만든다. 거기에 시사적인 사회ㆍ정치적 사건과 오늘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건을 예로 들어 현실에 기반한 이론서임을 증명한다. 무엇보다 개선과 예방을 위한 개입을 촉구하기 위하여 각 장의 마지막 절인 ‘향후의 과제’에 독자들이 우리 사회의 미세공격 빈도와 영향을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개입의 지침과 전략, 전술을 담았다. 뿐만 아니라 10장 전체를 할애하여 미세개입의 개념 틀과 구체적 전술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 소외집단 구성원들을 겨냥한 미세공격에 관한 조사 데이터와 이론을 소개하고 개인, 조직, 사회 수준에서 미세공격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안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미세공격: 삶을 무너뜨리는 일상의 편견과 차별》이 미세공격이 무엇인지만 설명하는 단순한 이론서가 아니라 현실에서 적용 가능한 실질적 대안서라는 뜻이다.

ㆍ 피해자에게는 거부할 권리를, 가해자에게는 스스로를 멈추게 하는 채찍을

미세공격은 모든 소외집단을 겨냥하여 일어날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주변화된 집단들은 사회의 바람직함과 사회의식의 가장자리에 존재한다. 사회는 그들을 부정적으로, 즉 바람직하지 않은 존재로 바라보거나 그들의 존재와 삶의 경험을 망각할 수 있다. 장애 유무, 계급(빈곤), 종교에 따라 규정되는 여러 집단은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체계의 가장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배제, 불평등, 사회적 불공정을 경험한다.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 미세공격이 일어날 때, 거기에는 공격 대상이 소외되어 있다는 사실, 그들이 열등하고 바람직하지 않고 비정상이라는 그 사회의 암묵적 세계관이 반영되어 있다. 미세공격을 저지르는 사람은 자신의 공격이 자신의 무의식 속에 쌓인 사회화된 가치관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모른다. 그러므로 그것이 상대방에게 상처가 되는 공격인지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이 책의 의미는 두 가지다. 첫째는 우리가 모르고 저질렀던 무례와 모욕과 경멸과 반감과 적대의 표현에 이름을 붙여준 것이다. 무의식적으로 혹은 선의로 포장되어 이루어진 수많은 만행이 ‘미세공격’이라는 이름을 얻고 비로소 세상에 제 모습을 드러냈다. 공격이 됨으로써 공격을 하는 가해자와 공격을 당하는 피해자가 분명해졌고, 이로써 가해자는 사과와 반성을 하고 피해자는 아픔을 드러내고 호소할 수 있게 되었다. 둘째는 행동 지침을 마련해 준 것이다. 그것이 무엇인지 몰라서 공격 대상은 그러한 상황을 피하거나 당해도 어찌할 줄 몰랐다. 미세공격의 여러 유형을 제시하고 각 유형에 따라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이 무엇인지 이 책은 그 방법을 피해자의 손에 쥐여준다. 자신의 행동이 무엇을 뜻하는지 몰랐던 수많은 사람들에게 그것이 왜 가해인지 정확히 짚어주고, 사전 예방책과 사후 수습법을 가르쳐준다. 가해자도 피해자도 아닌 방관자에게는 미세공격을 저지할 수 있는 적극적 협력의 방안 또한 마련해 준다.
출발은 미국이라는 나라였으나 책을 펼치면 우리 사회의 모습과 하나도 다를 것이 없어서 독자들은 놀랄지도 모른다. 그 얘기인즉슨 이 책이 지금 우리에게 너무도 필요하다는 뜻이다. 우리가 저질렀던 혹은 우리가 당했던 미세공격을 어떻게 근절할 수 있을지, 나와 우리 그리고 사회 전체가 그것에 맞서기 위해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지 고민하는 모두가 《미세공격: 삶을 무너뜨리는 일상의 편견과 차별》을 적절하고 유용한 지침서로 활용하길 바란다.

 

[출처: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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